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사실상 ‘2인자’로서의 위상을 공식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2일 공개한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행사 사진을 보면 김여정 제1부부장은 검정 치마정장 복장을 하고 김 위원장의 오른편에 앉았다. 최고지도자가 참석하는 북한의 주요 행사 자리에서는 당 간부들이 통상 비슷한 서열 순으로 주석단에 앉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이런 ‘관례’를 깨고 자신보다 당내 공식 서열이 높은 김덕훈 당 부위원장보다도 상석에 앉았다. 이날 행사엔 공식 서열 2위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불참한 상황이어서 더 눈길을 끈다.
이날 준공식은 북한이 최우선시하는 경제 분야 행사이자, 김 위원장을 둘러싼 사망설 등을 사실상 정면 반박하는 성격의 행사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이런 점을 모를 리 없는 김 위원장이 대규모 인파 앞에서 김 제1부부장을 바로 옆에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이제는 ‘백두혈통’을 넘어 자신의 여동생이 정치적 동반자이자 실질적 2인자라는 점을 대내외에 확인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 제1부부장은 올해 들어 북한 권력 구도에서의 정치적 위상이 점차 확대·강화되는 분위기다. 그는 올해 차관급(제1부부장)으론 이례적으로 본인 명의로 청와대를 향해 막말에 가까운 대남 비난 담화와 대미 담화를 잇달아 내며 ‘최고지도자의 대변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어 최근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활동에도 거의 매번 동행하며 로열패밀리라는 상징성을 넘어 실질적 권력 2인자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11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해임된 것으로 추정됐던 정치국 후보위원 지위도 되찾았다. 김 위원장을 둘러싼 사망설까지 나오면서 김 제1부부장의 공식 후계자 가능성까지 일각에서 제기된 것도 결국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셈이다.
이날 김 위원장의 신변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이 확인되면서 결과적으로 전부 ‘해프닝’으로 결론 났지만,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재개와 함께 김 제1부부장의 수행 횟수도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앞서 김 위원장은 이미 지난해 말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했을 때나 올해 1월 설 기념공연 관람 등의 자리에도 김 제1부부장과 함께하며 ‘살아있는 백두혈통’의 결집을 여러 차례 과시한 바 있다.
/정민수기자 minsoo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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