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대표하는 종합어시장과 연안·국제여객터미널이 위치해 있는 중구 항동 연안부두 일대가 빠르게 슬럼화되면서 활성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이 다음달 송도국제도시 9공구로 이전되고 앞서 해군 2함대가 평택으로 옮기면서 21만㎡ 규모에 달하는 부지는 상당기간 방치될 전망이다. 또 중구 항동에 있던 해양경찰청 본청이 지난 2005년 12월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한 후 현재 일부 건물만 서해5도 특별경비단이 사용하고 있고 바로 옆에 위치한 옛 인천해양경찰서 부지는 현재 해경의 압수물 창고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인근 석탄부두는 오는 2025년까지 강원도 동해항으로 이전이 확정된 상태다.
특히 제1국제여객터미널의 경우 송도 이전이 확정된 후 IPA가 부지를 매각해 어시장, 해수탕, 세계음식문화의 거리, 주거·숙박시설, 해안공원 등을 콘셉트로 한 활용방안까지 마련했으나 옹진군의 반대로 중단됐다. 여기에다 인천시도 가세해 지난해 8월부터 내년 1월까지 중구 항동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어 제1국제여객터미널 활용방안은 오리무중이다. 옹진군은 이곳을 청사로 쓰게 해 줄 것을 인천시에 요구하고 있다.
연안부두 관광발전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연안부두 일대는 언제부터인가 해가 떨어지면 택시 잡기도 힘들고 특히 대리기사들도 이곳을 기피하는 바람에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겼다”면서 “그나마 서해 5도 주민들과 일부 시민들이 섬을 방문하기 위해 여객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는 게 전부” 라고 말했다.
특히 연안부두 일대 임항지구 내에 들어서 있는 라이프·연안·항운·다홍아파트 등 4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수십년째 이전 민원을 인천시에 요구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4개 단지의 가구수는 총 3,368가구에 달한다. 인천시와 해양수산부는 주민들의 민원을 고려해 연안·항운아파트를 송도 9공구 일대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처럼 연안부두 일대가 슬럼화하면서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와 같은 도시·물류 기능을 갖춘 복합개발 방식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종길 IPA기획조정실장은 “연안부두 일대는 집객 효과를 낼 수 있는 도시와 물류가 혼재된 복합형태로 개발돼야 한다”면서 “역무선 부두 일대에 조성될 중고 자동차 수출단지가 모범답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연안부두 일대 역무선 부두와 석탄부두 일대는 인천항 중고자동차 수출단지인 ‘스마트 오토 밸리’로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인천항을 통해 해외로 수출된 중고차는 약 42만대로 판매금액만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전체 중고차 수출 물량의 89%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곳 인천항 주변에는 330여개에 달하는 중고차 수출업체가 밀집해 있다. 이들은 매년 30만대 이상의 중고차를 매입해 리비아와 도미니카공화국·요르단·캄보디아·가나·예멘·칠레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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