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이미 (대선에서) 심판해 (미래통합당이) 야당이 됐는데 변하지 않아 또 보수세력을 응징했다.”
6일 윤상현 무소속 의원실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4·15총선 평가와 야권의 향후 과제’ 세미나는 시작부터 보수진영이 현실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날 선 비판으로 시작했다. 발제자로 나선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저는 (무소속) 윤상현 의원의 전화를 받고 의아했다. 이런 전화는 미래통합당에서 와야 하는 것 아닌가. 당 차원에서 연락이 없다”고 꼬집었다.
강 교수는 탄핵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이 통합당이 패배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탄핵은 그 이전과 그 이후로 구분될 만한 역사적 사건이고, 한국 사회는 탄핵 이전과 이후로 변화했다”면서 “변화하지 않은, 또 탄핵으로 인한 정책 변화를 반영하지 않은 보수세력 응징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보수정치에 머문, 그런 세력에 대한 응징”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영남에 머문 지역색도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통합당은 호남 28개 선거구 가운데 16개를 공천하지 못했다. 전국 정당이 아니다”라고 혹평했다. 이어 “한 나라를 다스리겠다는 정당이 특정 지역에 후보자조차 낼 수 없다면 잘못된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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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에 나선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진보의 가치를 배격하는 게 아니라 포용해야 전체 유권자의 40%를 차지하는 중도를 다시 불러올 길이 열린다”며 “보수가 가야 할 제3의 길은 진보 우파”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도 탄핵세력에 대한 입장정리가 없었다는 점을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는 “친박이 폐족 선언하지 못한 게 가장 결정적이고 변화된 것이 없다는 것”이라며 “보수가 처한 핵심사항을 반영해 ‘보수 참회록’을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보수당은 시대정신에서 졌다. 시대정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라며 “네 번의 선거에서 졌다는 것은 이제 국민들이 보수의 가치보다 진보의 가치에 더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맞춤형 복지 등 협치를 넘어 포용의 자세를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소위 친박계와 관련해 “폐족들이 망한 뒤 지금 상황에서 당권 등을 두고 싸우고 있는 것이 굉장히 우습다”면서 “5·18민주화운동, 세월호, 탄핵 부정, 선거개표 부정 등 사회적으로 합의된 사안을 상대에 상처를 줄 수 있게 끄집어내는 극소수 유튜버에 의해 좌지우지되면 안 된다”고 했다.
토론회를 개최한 윤 의원은 “(당이) 수도권·중도·호남으로 가야 한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소통하면서 중도와 실용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대안을 제시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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