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등교를 앞 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고3 학생들의 경우 당장 이틀 뒤인 수요일부터 등교를 해야 하는데, 이에 앞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등교 연기를 요구하는 청원이 쏟아졌다. 지난달 24일 올라온 ‘등교 개학 시기를 미루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16만명 넘게 동의했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전국적으로 75명, 이 가운데 서울에서 49명 발생했다. 6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2명→15명→27명→54명→75명 순으로 빠른 증가속도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환자들의 주요 연령대가 증상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 젊은 층이라 집단 감염의 우려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등교 재연기’를 놓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최대한 빨리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경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회의로 질병관리본부를 연결해 방역 전문가들과 등교 연기 등을 논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앞서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학생들의 등교 일정을 지금 당장 결정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이태원 클럽 감염 사태의 확산 추이와 학교 현장의 의견수렴 등을 통해 이른 시일 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2~3일간 좀 더 역학조사 결과가 나온 것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같은 날 유 장관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모든 위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중대본과 논의가 끝나는 대로 빠르면 12일 등교 연기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등교 개학 여부가 불확실해지자 서울시 교육청도 이날 예정돼 있던 ‘등교수업 운영방안’ 발표를 미뤘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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