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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태종 운운에 세종 화답'...칭송 릴레이 도움 안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3년 동안 태종의 모습이 있었다면 남은 2년은 세종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것이 참모로서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문 대통령을 조선 3대 왕인 태종 같다고 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강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등을 의식한 듯 “지난 3년이 굉장히 파란만장했다면 태종처럼 비치는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조선 초기 나라의 기틀을 세운 태종만큼의 업적을 이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는 더 나아가 성군 세종대왕의 위치에 문 대통령을 올려놓고 싶은 모양이다. 그들의 평가가 맞는지를 따지기 전에 대통령을 왕에 비유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 한국에서 왕정이 사라진 지 100년도 넘은 지금 조선의 임금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평가 자체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정치·사회적으로 나라가 이념으로 갈라졌고 경제적으로는 성장이 멈추다시피 했다. 일자리 창출을 첫째 과제로 제시했지만 공공 단기알바 증가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고용쇼크다. 집권 4년차를 맞은 대통령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귀에 듣기 좋은 소리다. 문 대통령이 이런 소리를 듣고도 지나쳤다면 내각을 책임진 국무총리라도 나서 경계해야 한다. 그럼에도 정세균 총리는 되레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3년은 대통령님의 위기극복 리더십이 빛난 시기”라고 찬사를 보냈다.

지금 여당에는 ‘문비어천가’가 난무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특별연설 직전에 “3년 전에 이미 선물을 주셨는데 또 특별선물을 주신다”고 썼다. 조심해야 할 하산길로 비유되는 임기 후반기에 칭송 릴레이는 국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예스맨’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노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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