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후의 내세를 여행하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현재 삶의 의미를 반추하게 하는 ‘신곡’은 근대 문학의 원천이 된 작품으로 꼽힌다. ‘신곡’을 쓴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는 이탈리아 북부 피렌체에서 태어나 문학청년이자 정치가로서 반평생을 보냈고, 이후 죽을 때까지 이어진 망명생활 와중에 집필한 ‘신곡’으로 문학의 르네상스를 열었다.
아르테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19번째 책으로 ‘단테’가 출간됐다. 국내에서 단테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박상진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가 단테의 문학 여정을 따라갔다. 저자는 단테의 글에 나타나 있는 그의 행적을 바탕으로 단테가 밟았을 땅, 눈길이 머물렀을 공간을 따라간다. 단테에 관한 직접적인 기록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단테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대부분 그 자신이 말한 것이기에 그의 글을 토대로 삶과 시대를 해석하며 흔적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
저자는 단테의 인생 전반기 주무대인 피렌체에서부터 망명의 출발지이자 ‘신곡’ 서두에 나오는 ‘어두운 숲’의 배경이 된 카센티노 숲을 거쳐, 죽음과 함께 20년 망명 생활의 종지부를 찍은 라벤나까지 여행하며 단테의 삶과 문학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단테의 영혼과 목소리는 비록 오래되었지만 나날의 작은 국면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이나 정의 같은 큰 차원에서도 믿음직스러운 지침을 준다.” 1만8,8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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