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의 ‘뒷배’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함께 재향군인회 상조회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주 구속된 장모 전 부회장이 김 전 회장이 인수한 스탠다드자산운용(전 제이에스자산운용)에서도 부회장으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회장은 스탠다드자산운용에서 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여서 장 전 부회장이 이곳에서도 공모한 혐의를 받을지 주목된다. 장 전 부회장은 자산운용사 인수 이후 신림백화점 개발사업에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논의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 효성이앤에스 전 대표인 장 전 부회장은 최근 스탠다드자산운용을 드나들면서 부회장 직함을 사용해왔다. 회사에 등기이사로 등재되지 않았지만 본인을 부회장이라고 칭한 것이다. 그는 김 전 회장이 인수한 향군 상조회에서도 등기는 물론 조직도에 이름을 올리지도 않은 채 부회장으로 활동했었다.
김 전 회장은 무궁화신탁의 계열사이던 스탠다드자산운용 지분 100%를 지난해 12월 2일 인수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향군 상조회를 향군에서 인수했다.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 WM센터장과 한 투자자가 지난해 12월 나눈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여기엔 향군 상조회의 회원 예치금 1,800억여원 중 일부로 스탠다드자산운용이 펀드를 조성해 라임의 자산을 인수해오겠다는 복안이 깔렸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향군 상조회의 내부 자금만 취한 채 지난 3월 회사를 보람상조에 매각했다. 보람상조는 향군 상조회 인수 직후 수백억원의 자금과 자산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하고 장 전 부회장 등을 검찰에 고소했다. 결국 장 전 부회장은 지난 13일 김 전 회장과 공모해 향군 상조회에서 378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에 스탠다드자산운용에서 불거진 횡령 사건에도 장 전 부회장이 연루될지 주목된다. 스탠다드자산운용은 지난 3월 말 김 전 회장에 대해 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회장 측은 지난해 12월 초 회사자금 15억원을 김 전 회장의 페이퍼컴퍼니인 브레세드컴퍼니로 이체했다. 그러고 나서 12월 말 제이프레이즈에서 회사로 15억원을 입금했다가 지난 1월 초에 다시 빼갔다고 한다. 제이프레이즈는 김 전 회장의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다.
특히 장 전 부회장은 자산운용사를 통해 신림백화점 개발사업에 700억~800억원을 투자하는 논의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림백화점은 지난 2006년 사업이 시작됐으나 시공사 C&우방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공사가 중단된 물건이다.[참조 기사 ▶‘유령건물’ 퇴치 나선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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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건의 공매를 진행하던 무궁화신탁은 지난해 중순 시행사 브이앤아이그룹과 계약금 150억원에 수의계약을 맺었다. 그 뒤 브이앤아이는 잔금 600억여원을 만료 기한인 지난해 9월까지 조달하지 못해 계약금 150억원이 몰취될 처지였다.
장 전 부회장은 이러한 상황에 놓인 브이앤아이에 인수 자금 수백억원을 펀딩해주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당시 그는 김 회장의 페이퍼컴퍼니 제이프레이즈에서 돈을 받아서 브이앤아이에 건넸던 것으로 취재됐다.
다만 브이앤아이 측은 “신림백화점 투자 건은 유야무야됐다”고 했다. 장 전 부회장에게 받은 돈에 대해선 “당시 자금대여 요청을 한 적은 있지만 지금은 다 변제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향군은 장 전 부회장에 앞서 이 사업과 관련해 브이앤아이에 15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브이앤아이에 150억원을 최장 6개월까지 빌려주고 신림백화점 분양 대행권 등을 받는 방안이었다.
이 투자 안건은 지난해 9월27일 향군 이사회를 통과했다. 다만 지난해 10월7일 열린 향군의 복지사업심의위원회에서 부결돼 최종 무산됐다./조권형·조윤희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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