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버핏이 美기업 주식 매각할 때 사우디는 '줍줍'

버크셔, 골드만삭스 등 대량매도

월가 "경제 붕괴 신호탄" 분석 속

PIF는 보잉·디즈니 사들여 대조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4대 항공에 이어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지분까지 팔아치웠다. 버핏은 골드만삭스 외에 JP모건체이스 등의 은행주와 보험주·정유주 등도 내다 팔며 현금 확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는 보잉과 씨티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 등 항공주와 은행주는 물론 매리엇과 디즈니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 기업들을 사들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CNN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3월 말 기준 골드만삭스 보유지분의 약 84%를 매각했다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골드만삭스 보유지분은 기존 1,200만주에서 190만주로 줄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미국 금융그룹인 US뱅코프와 뉴욕멜런은행도 각각 약 50만주와 약 86만주를 팔았으며 JP모건체이스의 비중도 약 3% 줄였다.

버핏의 미국 주식 팔아치우기는 계속되고 있다. 버핏은 이달 초 화상회의로 진행된 연례 주주총회에서 아메리칸·유나이티드·델타·사우스웨스트항공 등 미국 4대 항공의 지분도 전량 매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사인 트래블러스와 정유사인 필립스66의 지분도 전량 팔아치운 상태다. 버크셔해서웨이는 3월 말 기준 사상 최대인 1,373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소재 JC페니 매장 앞 주차장이 16일(현지시간) 텅 비어 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118년 역사의 미국 중저가 백화점 체인 JC페니는 전날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알링턴=AP연합뉴스




월가에서는 버핏이 항공주에 이어 은행주를 매각하는 것에 적지 않은 의미를 두는 모습이다. 기업들의 부진과 부실채권 증가에 이은 은행의 실적 악화가 산업 전반과 글로벌 경제의 붕괴 현실화를 의미하는 신호로 버핏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시각이다.

버핏이 이처럼 주식 매각을 통한 현금 끌어모으기에 나선 가운데 PIF는 오히려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PIF는 SEC에 낸 분기 보고서에서 3월 말 기준 보유종목이 24개로, 총 97억7,720만달러(약 12조500억원)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PIF가 SEC에 보고한 지분 보유 기업은 테슬라와 우버뿐이었고 보유 총액도 21억8,270만달러였다. 올 1·4분기 미국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인 셈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현재의 세계 경제와 기업 실적 전망에 대해 다른 판단을 하고 있는 버핏과 사우디 국부펀드의 투자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PIF가 사들인 주식은 보잉이 7억1,370만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씨티그룹과 페이스북이 각각 5억2,200만달러, 매리엇 5억1,400만달러, 디즈니 4억9,580만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 4억8,760만달러였다. 영국의 석유회사인 BP의 지분도 8억2,770만달러나 갖고 있었다. 이는 버핏이 은행주와 항공주·정유주 등을 매도하는 가운데 나타난 행보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국부펀드는 성명을 통해 “PIF는 장기적인 시야를 가진 참을성 있는 투자자”라며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PIF는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회장으로 있는 국부펀드로,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보유 자산 규모는 3,000억달러로 추정된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