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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희미하고 작은 푸른 별

국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국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SIT) 총장/사진제공=DGIST




우리는 별에서 왔고, 죽으면 별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듯이 별은 상상 속의 고향이다. 가까운 사람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 언젠가 그 사람을 하나의 별에서 다시 만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지동설을 제시한 코페르니쿠스 이전의 선조들에게 별은 지금보다 더 신비롭고 공포스러운 대상이었을 것이다. 밤하늘의 무수한 별은 밝기가 각각 다르며 운동 방향과 속도가 다르고 어느 별은 밝아지다가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며 다른 별은 빠른 속도로 하늘을 가로지르다가 사라지기도 하니 이 모든 현상을 설명하기는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심지어 별의 움직임과 밝기 변화로 인간의 운명을 설명하기도 하였다.

지난 2월14일은 미국의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지구를 관측한 지 3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 우주선은 미항공우주국에서 목성과 토성을 근접 관측하고 태양계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 1977년 발사한 무인 우주 탐사선이었다. 예상외로 긴 수명을 가져 아직도 태양계 밖 성간 공간을 비행하고 있다. 1989년 세계적 천문학자 칼 세이건 교수가 이 탐사선이 태양계를 벗어나기 전에 태양과 지구를 마지막으로 관찰하자는 제안을 해 계획에 없던 관측을 한 것이었다. 1년여의 준비 이후 보이저 1호는 역사상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구를 촬영해 그 자화상을 보내줬다. 사진에서 보이는 지구의 모습은 컴퓨터 화면상의 한 픽셀 정도 크기의 작고 희미한 푸른색의 별로 지구에 사는 우리에게는 충격 자체였다.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코스모스’에 출연해 잘 알려진 세이건 교수는 그 역사적인 상황을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저 점을 보십시오. 저기가 우리의 집이며 우리입니다. 저 점 안에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우리가 아는 모든 사람이, 우리가 들어 본 모든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쁨과 고통, 수천 개의 종교와 이데올로기와 경제 독트린들, 사냥꾼과 약탈자들, 영웅과 겁쟁이들,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들, 왕과 농민들,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 아이를 갖기 희망하는 어머니와 아버지들, 발명가와 탐험가들, 도덕 선생님과 부패한 정치인들, 슈퍼스타와 최고의 지도자들,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태양 빛을 반사하는 저 작은 티끌 안에 살았습니다. 지구는 광활한 우주 공간에서 아주 작은 무대에 불과합니다. 장군과 황제들이 강물이 되도록 흘린 피의 대가로 얻은 영광과 승리라는 이름 아래 저 점의 일부를 순간적으로 지배했습니다. 이 픽셀의 한구석에 사는 주민들이 거의 구별되지 않는 다른 구석에 있는 주민들을 자주 오해했고, 그리고 서로를 죽이려 했고, 미워했는지 그 잔인함에 대해 생각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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