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신경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중국 편향이라고 비판해온 WHO를 겨냥해 자금지원을 영구 중단하고 탈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한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서한에서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발병 관련 보도를 무시했으며 지나치게 친중국 행보를 보였다며 “WHO가 중국으로부터 독립돼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WHO가 향후 30일 이내에 상당한 실질적 개선을 이루는 데 헌신하지 않는다면 WHO에 대한 미국의 일시적 자금중단을 영구적으로 전환하는 한편 우리가 이 기구의 회원국이 되는 것도 재고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WHO는 이날 총회에서 대만 참여를 배제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방역 모범국인 대만을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중국이 견제하면서 결국 불발됐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장관은 이날 총회에서 중국을 겨냥해 “(코로나19의) 발병을 숨기려는 명백한 시도에서 최소한 한 회원국이 투명성 의무를 조롱했다”며 이로 인해 전 세계가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총회 기조연설에서 중국이 코로나19 정보와 방역 경험을 공유했다며 반박했다. 그는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 정보 등을 발표했다”면서 “(중국은) 각국과의 방역·치료 경험 공유에 아낌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통제된 뒤 전 세계 코로나19 대응 작업에 대해 전면 평가하는 방안을 지지한다”면서 “이러한 작업은 WHO가 주도해야 하며 객관성·공정성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한편 19일 열린 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의 제73차 회의에서 194개 회원국은 유럽연합(EU)이 주도한 WHO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에 합의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승인했다. EU가 초안을 작성한 이 결의안에 따라 조사가 시작되면 중국 정부가 당혹스러워할 만한 정보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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