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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오즈의 마법사





‘오즈의 마법사’는 미국 중부 캔자스의 농장에 사는 소녀 도로시가 회오리바람에 날려 오즈의 나라에 갔다가 허수아비, 양철 인형 등과 겪는 모험을 그린 동화다. 1900년 오즈의 마법사가 나왔는데 1년 만에 2만부가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저자인 라이언 프랭크 바움(1856~1919년)은 시카고와 사우스다코타주 애버딘 등의 지방지에서 경제부 기자로 활동했다. ‘오즈(OZ)’라는 이름은 서류용 선반의 두 번째 칸이 O부터 Z인 것을 보고 지었다고 한다.

이 작품을 깊이 연구한 교사인 헨리 리틀필드는 1964년에 “‘오즈의 마법사’가 1890년대 미국 경제의 문제점을 고발하기 위해 쓰였다”고 분석했다. 당시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의 이익을 대변해 금본위제를 고집했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이 일어났다고 생각한 저자가 여러 인물을 비유해 동화로 썼다는 설명이다. 도로시는 미국인을, 오즈의 세계는 미국 경제를, 오즈의 마법사는 매킨리 대통령을 의미한다는 것. 도로시는 오즈로 날아가자마자 사악한 동쪽 마녀를 쓰러뜨리고 은구두를 얻는데 동쪽 마녀는 금본위제를 고집하던 미국 동부의 금융자본가, 즉 월스트리트를 의미한다는 주장도 흥미롭다. 또 허수아비는 농민, 양철 인형은 도시 노동자, 겁쟁이 사자는 매킨리 대통령의 맞수였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윌리엄 브라이언을 지칭한다는 것이다. 도로시 일행은 서쪽 마녀를 물리친 뒤 오즈의 마법사에게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부탁하지만 집으로 보내준 것은 도로시가 신고 있던 은구두였다. 매장량이 풍부한 은을 통화 기준으로 삼는 은본위제를 도입하면 디플레이션을 끝낼 수 있다고 믿었던 저자의 신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세계적 석학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는 자신의 집과 함께 토네이도에 빨려 들어가 빙빙 돌면서 어디에 내릴지 모른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우리 사회와 정치·경제 시스템이 이 같은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는 소식이다. 도로시를 집으로 데려다 준 은구두의 역할을 코로나19 백신이 할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할지 알 수 없지만 하루빨리 일상을 되찾기를 바랄 뿐이다.

/정민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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