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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평 창고를 '비대면 수출기지' 활용...KOTRA의 한수 '대박'

[코로나 뚫은 수출전략]

베이징·청두에 K스튜디오 설치

왕홍이 우수 소비재 생방송 홍보

첫 방송서 23만위안 매출 성과

중화권 주요 무역관에 속속 조성

섭외부터 제품 교육까지 도와줘

KOTRA 광저우 무역관에서 조성한 K-스튜디오 모습. K-스튜디오에서는 한국 수출기업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왕홍 라이브 방송을 송출하는 등 비대면 수출을 위한 인프라가 마련돼 있다. /사진제공=KOTRA




“이대로 상반기 수출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한반도를 휩쓸고 있던 지난 3월 초, KOTRA의 중국 소재 무역관의 실무진들은 온라인으로 얼굴을 마주한 채 이렇게 말했다. 당시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몇 달째 한중 기업인들의 왕래를 완전히 틀어막고 있었다. 봄을 맞이해 중화권 바이어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었던 대규모 전시회들은 무기한 연기됐으며, 각 기업 수출 담당자들은 주요 직항 노선이 끊긴데다 14일의 자가격리 방침 앞에 신규 영업망 발굴을 꿈꾸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때 청두 무역관에서 솔깃한 제안을 내놨다. 각 무역관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비대면 수출기지’를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였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할 독자적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현장 판단에 KOTRA는 청두 무역관의 제안 이후 3주만에 기획과 권평오 사장에 대한 최종 보고를 마치고 공간 만들기에 착수했다.

권평오 KOTRA 사장이 온라인으로 개최된 ‘세계로 포럼 2020’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KOTRA


■최전선의 목소리를 구현하다…“기업 수출 최적화에 초점”

수출 최전선에 서 있는 실무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비대면 수출기지는 ‘K-스튜디오’라는 이름을 얻었다. 4월 29일 문을 연 중국 베이징 무역관과 청두 무역관 두 곳에서 스타트를 끊었다. 국내 중견·중소 기업의 우수 소비재 27개 품목을 중국 인플루언서(왕홍)이 직접 진행하는 생방송으로 홍보했다. 첫 방송부터 대박이 터졌다. 생방송 시청자는 10만명, 하루 만에 23만5,000위안(약4,000만원) 매출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후 상하이와 광저우, 선양, 타이베이 등도 K-스튜디오를 무역관 안에 설치해 비대면 수출 역량을 높였다.

중국 인플루언서(왕홍)이 한국 수출기업의 제품을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왕홍의 라이브 방송은 소비자와 대화하듯 진행되며 직접 제품을 사용하고 먹어보는 등의 활도을 통해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사진제공=KOTRA


이 K-스튜디오는 철저하게 수요자인 기업 중심이다. 해외 바이어와의 화상상담, 온라인 전시, 왕홍마케팅, 홍보영상 제작 등 다양한 디지털 수출전략을 위한 인프라로서 기능하도록 설계돼있다. 베이징과 청두의 뒤를 이어 K-스튜디오를 조성한 광저우 무역관 비품 등 잡동사니가 쌓여있던 2평 남짓한 창고를 왕홍 방송에 필요한 공간인 K-존, 화상 상담 공간인 K-미팅, 온라인 상품 전시 공간인 K-갤러리, 기업용 홍보영상 제작 공간인 K-캐스트로 알차게 나눠 꾸몄다. 손령선 광저우 무역관 과장은 “K-존은 스마트폰 거치대와 전용 조명, 배경판 등으로 해외 바이어 역할을 하는 왕홍이 원하는 방송환경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샘플을 진열할 수 있는 진열장과 홍보 동영상을 상시 재생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있는 K-갤러리 등 공간마다 쓰임새를 고려한 시공을 했다”고 설명했다. 광저우 무역관은 내달 29~30일 이틀간 K-스튜디오에 왕홍을 초청해 한국 소비재를 널리 알리는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1인 기업’ 왕홍, 스마트한 협력이 필수

중국서 내로라하는 왕홍은 제품 소개와 판매를 하는 생방송 2시간 만에 수천만 위안의 매출을 끌어낼 힘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 왕홍으로는 리찌아치, 웨이야 등이 손꼽히지만 모셔오기도 까다롭다. 초특급 왕홍은 수수료도 만만치 않게 높아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아무하고 방송을 진행할 수도 없는 일이다. 현지 사정에 밝은 KOTRA 무역관은 왕홍의 섭외부터 예산에 맞춘 선정, 제품 교육 등 기업들이 챙겨야 하는 부분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 “왕홍을 섭외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우리 기업의 제품하고 얼마나 합이 맞는지를 따지는 것이죠. 현지 도매상과 국내 기업, 왕홍 수행사, 왕홍 등 많은 이해관계자를 조율해 선정하는 과정에 KOTRA가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손 과장의 말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왕홍이 보유한 팔로워 규모와 생방송 진행 이력, 팔로워의 연령과 성별, 주력 분야, 업계 레퍼런스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본다고 귀띔했다.

중국 광저우 KOTRA 무역관에 마련된 비대면 수출을 위한 공간. K-스튜디오에서는 왕홍이 1인 방송을 하기 좋은 설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화상상담을 하는 K-미팅, 제품 온라인 소개가 가능한 K-갤러리 등도 함께 마련돼 있다. 광저우 무역관은 코로나19로 기업 수출길이 막히자 관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비대면 수출 인프라를 구성했다./사진제공=KOTRA


■韓 수출기업들, 왕홍 카드만 믿지 마라

왕홍 마케팅을 활용할 경우 단기간에 상당한 수준의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왕홍의 힘도 한계가 있다. 중국 소비자들도 왕홍만 믿지 않고 지갑을 열기 전 해당 제품을 미리 써 본 소비자들의 리뷰를 검색해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에 소비재를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장기적으로 타오바오와 틱톡, 샤오홍수, 웨이보 등 중국 내 유통채널을 고루 운영하며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는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KOTRA의 조언이다. KOTRA 관계자는 “왕홍 방송은 소비자 구매 패턴에서 최종 단계”라며 “샤오홍수나 바이두에서 왕홍이 파는 제품을 검색했는데 믿을 만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면, 실구매로 이어지기 힘들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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