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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정치] 미중갈등 최고조에 다시 고개드는 '트럼피즘'

트럼프, 연일 시진핑 공산 독재자 강조

국수주의 강조, 보수 지지층 결집 관측

11월 대선 앞두고 색깔론 극성 부릴 듯

文, 트럼프 통화 "G7 초청, 환영하고 감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이데올로기가 어느 한 사람의 문제보다 크다. 동시에 나는 중국 공산당 발 위협은 중국 공산당의 교리와 이데올로기라는 본질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지휘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한국 등 동맹들에 반(反) 중 전선 합류를 촉구하며 꺼내 든 명분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전날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를 보면 미중 패권 전쟁 국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가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president’가 아닌 중국 공산당의 ‘General Secretary(총서기)’로 호칭한 것은 국수주의에 기반한 ‘트럼피즘’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속내가 담겨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트럼피즘은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쏟아내는 막말이 보수 백인 지지자들의 결집을 이끌어내면서 등장한 신조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정치적 위기 때마다 트럼피즘을 적극 활용해 돌파구를 마련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5일(현지시간) 상원에서 자신의 탄핵안이 부결된 후에도 트럼피즘을 강조하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린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재선 과정에 암초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도 선거를 앞두고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초안에 대해 투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시 주석을 ‘공산주의 독재자’로 규정하며 노골적인 색깔론을 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질문에 “중국 공산당의 군사적 발전과 관련해 그것은 현실”이라며 “시 총서기는 그의 군사적 능력을 증강하는데 몰두하고 있다”고 시 주석을 자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규정했다.

문제는 트럼피즘이 극성을 부릴수록 한국에 대한 압박도 커질 것이라는 데 있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국방부는 이러한 위협을 분명히 이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하에서 우리의 국방부와 우리의 군, 우리의 국가안보 기관들은 우리가 미국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고, 정말로 우리가 인도, 호주, 한국, 일본, 브라질, 유럽 등 전 세계 우리의 동맹들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상태를 유지시킬 것이라는 점을 나는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반중 전선에 한국의 동참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그들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으며, 다음 세기도 계속해서 우리가 이곳 미국에서 누리는 자유를 본보기로 한 서방의 세기가 되도록 보장할 수 있다”며 중국과의 전쟁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전쟁이라는 프레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의 중국공산당은 10년 전과는 다르다”면서 “중국공산당이 시 총서기가 오랫동안 통치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규칙을 개정했을 때 상황이 상당히 바뀌었다고 정말로 생각한다”고 시 주석이 독재자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데올로기가 어느 한 사람의 문제보다 크다. 동시에 나는 중국 공산당 발 위협은 중국 공산당의 교리와 이데올로기라는 본질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나는 이것이 미국이 서구의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전 세계의 파트너들과 함께 해 나가야 할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동안 이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절정에 달하면서 미중 사이에 낀 한국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6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며 “더욱 심해지는 자국 중심주의와 강대국 간 갈등이 우리 경제에 적잖은 부담”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중 갈등에 따른 근심이 얼마나 큰 지를 잘 보여준다. 한편 문 대통령은 비상경제회의 주재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15분간 통화를 통해 한국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한 것과 관련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며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해 G7 정상회의 주최국으로서 한국을 초청해 주신 것을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이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를 G11이나 G12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의견을 물었고, 문 대통령은 “G7 체제는 전 세계적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며 “G7에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화답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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