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손 감각 떨어지고 통증 있다면...손목터널증후군 의심을

집안일 많이 하는 여성 환자수

10만명당 4,572명 '남성의 2배'

증상 심하면 젓가락질도 힘들어

터널 인대구조물 넓히는 수술을

우리 손목에는 9개의 인대와 1개의 신경이 지나는 작은 터널이 있다. 이 터널이 어떤 이유로 좁아지면 그 안을 지나는 신경이 눌려 손 감각이 떨어지고 통증이 발생한다. 물건을 세게 잡지 못해 떨어뜨리기도 하고 증세가 심해지면 손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 상황까지 이른다. 손동작은 점점 둔해지고 바느질 같은 정교한 동작을 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손목터널(수근관)증후군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정확한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다. 손목터널을 좁힐 수 있는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여태까지 손목터널증후군은 주로 ‘화이트칼라(사무직노동자)의 병’으로 인식됐다. 사무직 특성상 키보드와 마우스를 오래 잡고 있다 보면 손목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고 손목 인대가 두꺼워져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길 수 있어서다.





◇블루칼라 10만명당 환자 3,247명…사무직의 1.8배

하지만 최근 이런 통념과 다른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한직업환경의학회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은 사무직보다 블루칼라(육체노동자)에서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칼라 10만명당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는 3,247명으로 사무직(1,824명)의 1.8배나 됐다. 블루칼라 중에서는 식품가공업 종사자 5명 중 1명꼴(10만명당 1만9,984명)로 손목터널증후군이 발병했다. 정육원, 김치제조 종사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숙박·여행·오락·스포츠 분야 관리자(호텔 직원, 놀이기구 진행요원 등)와 환경·청소·경비관련 종사자가 뒤를 이었다. 여성은 농림어업 종사자의 발병률이 10만명당 3만3,118명으로 가장 높았다.

연세건우병원 이상윤 원장(정형외과 수부상지 전문의)은 “키보드를 치는 행위는 힘이 많이 들어가는 동작은 아니지만 장시간 도마 위에서 칼질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위를 하는 경우 손목에 힘이 계속 들어가 화이트칼라보다 블루칼라가 손목터널증후군에 더 많이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인구 10만명당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는 여성이 4,572명으로 남성(1,798명)의 2.5배나 된다. 여성이 집안일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프라이팬·냄비를 들고 옮기거나, 행주·걸레를 짜거나, 손빨래 등 손목에 무리를 주는 동작이 많다 보니 남성보다 손목터널증후군에 더 쉽게 노출된다.

심한 경우 손에 힘이 빠지고 통증 때문에 젓가락질, 옷 단추 채우기, 병뚜껑 등을 돌리거나 빨래를 짜기 어려워진다. 손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거나 잠을 자다가 통증 때문에 깨기도 한다. 오랫동안 방치하면 엄지 근육이 위축돼 납작하게 된다.





◇6개월 이상 방치 땐 통증 만성화·신경 과민해져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에 손목 사용을 줄이는 게 좋다. 불가피하게 손목을 써야 한다면 1시간에 5분 이상 쉬어준다. 손목을 사용하기 전 팔을 쭉 뻗고 손가락이나 손등을 몸쪽으로 당기는 스트레칭을 해주고 손목을 많이 사용했거나 통증이 있을 때 10~15분가량 온찜질이나 마사지를 해준다. 소염제 등 약물치료, 보조기 착용 등 비수술적 치료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3개월 이상의 비수술적 치료에도 신경이 눌리는 정도가 심해 손이 저리고 무감각해지며 힘(악력)이 떨어지거나 엄지 근육 부위에 위축이 온다거나 자다가 통증 때문에 깨기도 한다면 수술을 고려한다. 길이 3~4㎝의 손목 터널 인대구조물을 벌려 넓혀주는데 10~15분 정도면 끝나고 잘 아문다.

이상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 증상이 미미해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신경조직이 상해 만성화되거나 근육위축이 진행돼 운동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손목터널증후군에 따른 통증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오랜 기간 고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전후 통증 조절이 중요하다.

노영학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손목 피부를 절개하고 인대구조물을 넓히는 수술을 받은 131명을 조사했더니 수술 전 통증이 심했던 환자는 수술 후 3~6개월까지도 심한 손목 심부통증(기둥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기둥통은 수술 후 1년쯤 돼서야 누그러졌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