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연락사무소 북측과 연락 안돼"…北 벼랑끝 전술?

사무소 개소 이후 처음…통일부 "오후에 통화 시도할 예정"

대남 협상력 높이기 위한 전술 관측속 폐쇄 수순 분석도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연합뉴스

통일부는 8일 북측이 남북연락사무소 업무 개시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연락사무소는 예정대로 북한과 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현재 북측이 받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 대변인은 “오늘 오후에도 예정대로 통화를 시도할 예정”이라며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통일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어도 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과 평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두 차례에 걸쳐 업무 개시와 마감 통화를 했다.

북측이 연락사무소를 통한 남측의 연락을 받지 않은 것은 2018년 9월 남북연락사무소 개소 이후 처음이다. 이는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항의하는 한편 남북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벼랑 끝 전술로 분석된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담화에서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불쾌감을 표한 이후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제1부부장이 북한 내에서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실세로 확인된 만큼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철폐하기 위한 실질적 행동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지난 5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5일 대남사업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에 착수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직시하면서 대결의 악순환 속에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 우리의 결심”이라며 “어차피 날려보낼 것, 깨버릴 것은 빨리 없애버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의 소통창구 역할을 했던 개성연락사무소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남측 인원들이 모두 철수한 상태다.

다만 남북 간 군 통신선은 이날 오전 9시 일상적 점검을 위한 개시통화가 이뤄지는 등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우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