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귀가하는 경찰관 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18년을 선고받았다.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이환승 부장판사)는 경찰관 친구를 살해한 항공사 승무원 김모(30) 씨에게 징역 18년과 보호관찰 5년을 선고했다.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피고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주취에 의한 일시적 기억상실인 블랙아웃 상태였지만 나름의 판단에 따라 범행을 했다”고 봤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12월 14일 새벽 서울 강서구 자신의 집에서 서울 한 지구대 소속인 경찰관 친구 A씨를 주먹으로 폭행하고 얼굴을 바닥에 내려찍어 살해한 혐의(살인)로 구속기소 됐다.
경찰의 혈흔 형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당시 김씨는 새벽 2시께 자신의 집에 피해자를 데리고 들어가 피해자의 머리부위를 6회 이상 가격했다. 피해자는 방바닥에 눕혀진 채 김씨가 몸에 올라타 는 방식으로 제압당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김씨가 친구를 살해하기 까지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피해자의 혈흔은 범행현장은 물론 김씨의 화장실, 집 현관문, 김씨의 여자친구 집 등에서 관찰됐다. 김씨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범행 직후 자신의 집에서 몸을 씻은 뒤, 여자친구의 집으로 가 샤워를 한 차례 더 하고 잠을잤다. 김씨는 “눈을 떠보니 아침이었다”며 “택시를 탄 뒤 자신의 집으로 가 서로 몸싸움을 한 것까지만 기억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여러 행동 정황을 비춰보면 김씨가 어떤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면서도 “이 부분은 피해자와 피고인만 아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형 이유에 대해 “사건이 계획적으로 보이지 않고 김씨가 피해자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을 인정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징역 18년이 뭐냐, 다른 사람도 때려 죽일 놈이다. 사형시켜달라”고 오열했다. 대학 동창 사이인 김씨와 A씨는 2018년 A씨가 결혼할 당시 김씨가 결혼식 사회를 봤을 정도로 절친한 11년 지기 친구 사이였다. 범행 다음날 김씨가 119에 신고하며 이 사실을 피해자 가족에게 알리자 피해자의 어머니는 아들이 돌연사한 줄 알고 오히려 김씨에게 “네가 얼마나 놀랐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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