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랠 부르고 있을
어느 날의 나에게
고마웠다고 얘기해주고 싶어
그 때 울었던 니가 나를 웃게 한다는
비밀 얘기를 네게 해주고 싶어
가장 어두웠던 날도 너의 하루는 너무도 소중했다고
지금 다 모른다 해도 너는 결코 조금도 늦지 않다고
다만 더 사랑해도 괜찮아
지금 니 모습과 너의 사람들을
한 번 더 날 믿어줘
전부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무얼 모르는 건지, 알아야만 하는지
하루도 못가 바뀌는 생각들
아름다운 고민인거라는 무책임한 얘기들
아마 조금 더 어려워질지 몰라
누구를 사랑하는지, 또는 누가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
지금 다 알 수 있다면 조금 덜 아플건지 더 아플건지
다만 더 사랑해도 괜찮아
지금 니 모습과 너의 사람들을
한 번 더 나를 믿어줄래
전부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거짓말한적 있나요, 위로하고 싶은 좋은 마음으로
지금만은 아니야, 너에게 만큼은 단 한 번도
한 번 더 기다릴게
어느 날의 답장을, 그 때 얘기를
언젠가 너와 나의 얘기가
어떤 화음으로 만날 수 있기를
어쩌면 우린 이미
그런걸지도 몰라, 듣고 있을지 몰라
-윤상 ‘Re:나에게’(duet with 김성규)
윤상과 인피니트 성규가 부른 ‘Re:나에게’는 윤상과 인피니트 성규가 대화를 나누는 듯한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다. 바로 스타 작사가 김이나가 작사한 곡이자 그가 꼽은 ‘최애’ 가사다.
최근 5년 만에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을 출간한 김이나는 서울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곡에 대해 “나이 차가 꽤 있는 두 남자의 듀엣이라 어떤 얘기가 어울릴까 고민하다가, 어른이 된 나에게 이메일을 썼는데 답장을 받는 이야기를 생각했다”며 “워낙 윤상의 팬이라 그를 바라보는 시각도 담겨있고, ‘어른’이 흔들리는 청춘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답장이 뭐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쓴 것인데 여전히 마음에 든다”고 설명했다.
김이나는 아이유의 ‘좋은 날’, ‘너와 나’, ‘잔소리’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조용필의 ‘걷고 싶다’ 등 수많은 히트곡들의 가사를 써냈다. 그런 그는 어디서 영감을 얻을까.
“영감이라는 게 영화에서 보면 머리를 쥐어짜다가 갑자기 번개 맞듯이 오는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일상 속에서도 무의식중에 꾸준히 레이더가 켜져 있긴 한데, 그보다 가장 큰 영감은 곡과 이 노래를 부를 가수에게서 받죠. 데모를 들어보면 그려지는 풍경이나 정서가 있어요. 가장 단순하게는 슬픈 건지, 행복한 건지 쓸쓸한 건지, 고독한 건지. 이제 막 터널 속을 들어간 건지, 터널 끝 무렵이라 빛이 보이는지까지 곡에 담긴 정서적 유전자가 있는 것 같아요. 내가 그려낸 그 정서가 작곡가, 그리고 가수의 그것과 통했을 때 가사가 정해지고 노래로 완성돼요. 가장 어려운 건 도무지 이런 풍경이나 기분이 느껴지지 않을 때겠죠?”
"작사는 글이 아닌 소리" |
“누군가를 옳다, 그르다로 성급히 판단하기보단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려고 상상해 버릇하면, ‘나’라는 한 사람에 국한된 시선이 아닌 다양한 시선에서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 거에요.”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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