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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인디텍스





1963년 스페인 북서부 시골 지역인 갈리시아. 가난한 철도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중학교 자퇴 이후 10년 넘게 허름한 셔츠가게 점원으로 일하다 26세의 나이에 결심을 한다. 원단을 사는 데 중개상을 거치는 등 복잡한 생산·유통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던 그는 옷가게를 직접 차렸다. 공장들을 찾아 원단을 구해 제작기간과 비용을 확 줄였다. 싼 가격에 다양한 신제품이 빠르게 나오자 가게는 인기를 끌었다. 철이 지나면 버려도 아깝지 않을 만큼 저렴한 옷인 ‘패스트패션’의 역사가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오르테가는 회사 규모가 커지자 1975년 확장된 형태의 소매매장 ‘자라(Zara)’를 오픈한다.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를 좋아해 조르바(Zorba)로 하려다 다른 사람이 선점해 ‘o’와 ‘b’를 빼고 ‘a’를 더해 자라로 지었다. 그는 신생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관행을 깨야 한다며 디자인과 생산, 소매점 도착까지의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했다. 결국 SPA(생산부터 소매·유통까지 직접 맡는 패션 업체) 개념 도입으로 디자인한 지 3주 안의 매장 비치에 성공한다. 경쟁사보다 5배의 신상품을 내놓고 2주에 한 번 매장 물건의 70%를 바꿨다. “유행 지난 옷은 어제 잡은 생선처럼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그의 말에는 경영철학이 함축돼 있다.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1988년 포르투갈을 공략하고 곧 미국까지 진출했다. 기업들이 생존에 급급하던 2008년에도 성장을 구가했다. 살림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디자인이 멋있는 패스트패션을 찾아 나선 덕분이다. 1985년 자라의 지주회사로 설립된 인디텍스는 10여개 SPA 브랜드와 93개국에 7,400개의 매장을 가진 스페인 최대 기업이자 세계 최대 패션그룹이 됐다. 오르테가 회장은 2016년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1위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인디텍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또 한 번 변혁에 나선다. 2022년까지 1,200여개의 매장을 닫고 온라인으로 전환한다. 오프라인은 최신 트렌드를 체험하는 프리미엄 매장으로 바꾸고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는 방식이다. 인디텍스의 변신 시도가 또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김영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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