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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문화
"이 그림 '강남 소형아파트가 3억미만에 나온 셈'이야" ...경매에 나온 거장들의 '小品'

<케이옥션 프리미엄 경매>

자금력과 취향 복합적인 수요층

제한된 공급량...미술시장은 부동산과 비슷

유영국·이대원·박서보 등 작품 1억 미만

싸게 대가들의 미술품 소유...관심 집중

케이옥션이 ‘거장들의 소품’ 전시를 기획해 오는 30일 프리미엄온라인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는다.




“강남의 소형아파트가 3억 미만 매물로 나온 셈이죠.”

“그것도 전에 살던 사람의 유명세까지 더 얹힌 의미 있는 작은 집 아닌가요?”

경매에 나온 미술품 앞에서 컬렉터들이 소곤거린다.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사옥에서 지난 20일부터 프리뷰가 시작된 ‘거장들의 소품’ 전시장이다. 유영국·이대원·권옥연·윤중식 등 거장의 소품(小品·작은 크기의 작품)을 컬렉터들은 ‘강남의 소형 아파트’에 빗댔다.

미술 시장은 일반적인 공산품 시장과 현격히 다르다. 제한된 공급량에다 수요층의 자산능력과 취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부동산시장과 가장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파블로 피카소와 앤디 워홀 등 이름값만으로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화가의 이름은 ‘브랜드’에 해당한다. 작가가 깊이 있는 국내 수요층을 확보했는지, 왕성한 해외활동으로 국제 미술시장까지 확장했는지에 따라 강북 부촌의 대형 주택과 강남 아파트로 나눠 비유되기도 한다. 해외 전시 이력과 유수 미술관 소장 내력 등을 가진 작가는 단연 ‘강남 아파트’로 통한다. 물론 경매 낙찰가 100억원을 넘긴 김환기나 작품값이 20억원을 돌파한 이우환, ‘밀리언달러 작가’로 이름을 올린 박서보 등 거장들의 경우 대형 작품은 상당한 고가다. 하지만 크기가 작은 작품, 종이에 그린 수채화, 연필·펜 등으로 그린 드로잉은 ‘소품’으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가격은 합리적이고, 다른 작품값이 오르면 소품의 가치도 동반 상승하니 투자 매력이 높다.

케이옥션은 오는 30일과 다음달 14, 28일까지 3차의 프리미엄 경매에 걸쳐 ‘거장들의 소품’ 경매를 열고 54명 작가의 180여점을 선보인다. 180여점의 시작가 총액은 1억7,600만원에 불과하다. 출품작들은 1974~1991년 ‘월간중앙’ ‘계간미술’ 등에 표지화 및 목차화로 사용됐던 ‘이력이 분명한’ 작품들이며 해당 작가의 당시 예술세계를 이해하는 사료적 가치도 크다.

1975년 잡지의 목차화로 제작된 유영국의 ‘산’ /사진제공=케이옥션


1975년 월간중앙 2월호의 목차화로 사용된 유영국의 ‘산’ /사진제공=케이옥션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유영국의 ‘산’은 8×68㎝의 가로로 긴 작품인데 흰 산을 가운데 두고 맑은 초록과 파랑의 풀과 하늘이 대구를 이룬다. 1975년 ‘월간중앙’ 2월호 목차 소개에 실렸던 그림이며 시작가는 1,000만원이다. ‘문예중앙’ 1980년 춘계호 표지그림인 이대원의 ‘농원’(이하 시작가 2,000만원)은 작가가 즐겨 그린 소재로 1980년대 특유의 차분한 색감과 밀도 높은 점묘법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이밖에 윤중식의 ‘새’(150만원), 권옥연의 ‘산과 구름’(300만원), 이숙자 ‘보리밭’(100만원), 최영림 ‘환상의 고향’(600만원), 변종하 ‘꽃과 뱀’(80만원) 등을 만날 수 있다. ‘묘법’ 시리즈로 유명한 박서보가 1975년 월간중앙 5월호 표지로 그린 작품 ‘이집트에서’는 종이에 아기자기하게 그린 색연필 작품이라 독특하다.

이대원 ‘농원’ /사진제공=케이옥션




1980년 문예중앙 봄호의 표지화를 장식한 이대원의 ‘농원’ /사진제공=케이옥션


이우환의 작품도 소품이라면 1억원 미만에 구입할 기회가 있다. 서울옥션이 오는 7월 16일 온라인경매로 진행하는 홍콩세일에는 이우환의 28.5×36㎝ ‘무제’(1976년)가 추정가 2,000만~4,000만원에 출품된다. 두꺼운 붓으로 초록빛 점을 반복적으로 찍어, 제작 당시 작가가 심취했던 ‘점으로부터’ 연작과 최근까지 이어진 ‘조응’ ‘대화’ 연작의 분위기를 응축하고 있다. 하종현의 33.5×24.5㎝ 크기 ‘접합’(이하 추정가 800만~1,500만원), 박서보의 22.5×16.5㎝의 ‘묘법 No.950219’(1,200만~2,500만원), 김창열의 50×70㎝ ‘물방울’(2,200만~3,800만원) 등도 경매에 오른다.

박서보의 ‘이집트에서’가 목차화로 사용된 1975년 5월호. /사진제공=케이옥션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부교수인 주연화 아라리오갤러리 총괄디렉터는 “거장의 소품은 1억원 미만으로 대가의 작품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 있어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드로잉 작품은 원화에 버금가는 작품성과 손맛이 있고, 판화도 매체의 속성을 잘 살린 수공 기반의 석판화 등 저평가됐지만 눈여겨봐야 할 작품들이 있다”고 말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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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저부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친절한 금자씨는 예쁜 게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현대미술은 날 세운 풍자와 노골적인 패러디가 난무합니다. 위작 논란도 있습니다. 블랙리스트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착한미술을 찾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미술관, 박물관으로 쏘다니며 팔자 좋은 기자. 미술, 문화재 전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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