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의 최종 판정을 이끌 새 의장 중재인에 윌리엄 비니(81·사진) 전 캐나다 대법관이 선정됐다. 전임 의장중재인 조니 비더가 사임한 지 3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멈췄던 론스타 사건 절차가 다시 재개된다. 새롭게 선임된 의장 중재인이 ISDS 최종 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3일 법무부는 “의장중재인은 중재인 2명이 추천한 5명의 후보자 중 당사자들의 선호를 고려해 선정됐다”고 밝혔다. 윌리엄 비니는 캐나다 법무부 차관보, 대법관을 역임한 법조인이다. 총 11건의 ISDS 사건에서 의장중재인으로 임명된 바 있다.
새 의장중재인이 선정됨에 따라 그동안 정지됐던 절차는 재개된다. 의장중재인이 요청하면 구두 변론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지난 3월 전임 의장중재인 사임으로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ISDS의 중재 절차는 정지됐다. 론스타와 우리 정부는 2016년 6월까지 네 차례 심리기일을 마치고 중재판정부의 절차종료 선언과 판정 선고를 기다려왔다.
이에 앞서 론스타는 2012년 5월 “외환은행 투자자금 회수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과세했다”며 중재 의향서를 접수하고 같은 해 11월 중재를 제기했다.론스타가 한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배상액은 5조원대에 이른다.
법무부는 최근 론스타가 언론을 통해 “한국 정부와 타협을 원한다”는 등의 주장을 한 것에 대해 우려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론스타가 언론을 통해 일방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런 행태는 의장중재인이 새로 선정돼 절차가 재개되는 현 시점에서 소송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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