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검찰 내 갈등이 연일 언론을 타는 가운데 현직 검사가 “동료들 중 누군가가 언론의 취재원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며 비판을 제기했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박철완(48·사법연수원 27기)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수사과정이 실시간으로 보도되면서 관련자 특히 고위 검사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며 “언론을 이용해 동료에게 칼을 꽂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수사라는 것은 혐의 유무를 따지는 작업이고, 이 작업은 언론의 도움이 없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자신의 뜻을 달성하기 위해서 또는 기자들의 기사거리 생산을 위해 언론을 이용해 동료에게 칼을 꽂는 행위는 검사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도 검사인 우리가 검사의 명예나 인권을 존중하지 않으면 누가 존중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검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여권 인사들 수사를 전후로 강화된 공보준칙과 공소장 비공개 방침 등을 거론하며 “어렵게 얻은 개혁의 결과물을 함부로 무위로 돌리지 마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번 수사를 둘러싼 상황을 ‘토끼몰이’에 빗댄 박 검사는 “못 잡더라도 그 과정에서 토끼는 상처를 입을 대로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사들이라도 중심을 잡아 감속제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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