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면서 북한이 수락하면 언제든지 방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반도클럽 대사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 당국에 신종 감염병 문제 등과 관련한 방역협력을 위해 대화를 제안한다”면서 “북한이 이에 응한다면 언제든지 북한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국제연합(UN)이 이달 초 서울시의 코로나19 방역물품에 대해 대북 제재를 면제하는 방안을 승인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지금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도시 간 교류 활성화를 통해 신뢰의 탑을 차근차근 쌓아가야 한다”며 “그 주춧돌 역할을 서울시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도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최근 들어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돼왔다”면서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특히 북측의 대남 적대정책 전환에 큰 빌미를 제공한 것은 일부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행위이며 이러한 평화의 파괴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잇따른 북한의 도발적인 발언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했다. 박 시장은 “북한은 2000년 6·15 선언부터 2018년 9·19 선언까지 남북 정상 간 맺어진 합의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남북평화의 시계바늘을 20년 전 암울했던 시간으로 되돌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해 관망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는 적극적은 대응을 촉구했다. 박 시장은 “2018년을 기점으로 평화의 봄이 우리에게 성큼 다가왔을 때 우리가 좀 더 자주적이고 적극적으로 대북교류에 나섰어야 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며 “현재 북측의 과열된 감정을 냉각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동맹인 미국이 비핵화협상을 위한 북미대화를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반도클럽은 서울에 상주하며 평양 주재 공관장을 겸임하는 20개국 대사들의 모임이다. 이날 모임에는 임기가 끝나 본국으로 귀환한 오스트리아 대사를 제외한 19개국 대사가 참석했다. 참석한 남북겸임대사들은 최근 급격하게 악화된 남북관계를 진단하고 남북 교류협력 대응방안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논의했다./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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