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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매체 “왜 한국은 룸살롱 영업 재개 허용했나”

"한국 기업 문화에서 룸살롱의 독특한 위상 부각돼"

강남구 관계자가 관내 유흥시설 입구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서를 부착하고 있다./사진제공=강남구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가운데 룸살롱 영업을 재개하기로 한 한국 정부의 결정을 조명했다.

25일 SCMP는 ‘왜 한국은 성인 ‘룸살롱’의 재개를 허용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룸살롱 문화에 대해 분석했다. 매체는 “한국에는 수천 개의 룸살롱이 있다”며 “그곳에서 성관계는 판매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평판이 좋지 않은데, 고객들이 가까운 모델에서 호스티스와 즐기기 위해 협상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의 일환으로 한 달 동안 룸살롱의 문을 닫았는데, 업주들은 만약 영업 재개를 막는다면 파산에 직면할 것이라고 항의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결국 이달 중순 이 장소들이 부분적으로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허용됐는데, 이는 대중의 비판을 받은 동시에 한국의 기업 문화에서 룸살롱과 같은 장소들의 독특한 위상을 부각시킨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룸살롱 영업 재개를 비판하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는 “너무 많은 사람에게 중요하기 때문에 위험이 크더라도 개방하자는 사회적 요구가 높은 장소들이 있다”며 “반면에 잠재적 발병을 일으킬 위험이 낮더라도 단호하게 폐쇄돼야 하며, 사회적 요구도 거의 제공하지 않는 많은 장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곳의 영업을 재개할지 결정하기 위해 과거의 기록에 의존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비록 과거에 심각한 발병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도 그 장소의 환기 시스템이나 화장실, 복도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주희 서강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도 룸살롱은 상업적 가치를 넘어 거래를 공식화하는 등 사업 수행에 있어 오랫동안 중심점이 돼왔다며 “우리 사회에는 ‘사회적 약속’이라고 불리는 것이 있는데, 양측이 그들의 편을 들어주기 위해 서로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룸살롱은 정치인과 경찰, 법 관계자 등이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회적으로 적절한 선물은 엄청난 돈을 지불, 여성 노동자들이 남성의 쾌락을 그의 잔에 술을 따르게 하는 것”이라며 “이들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사업과 우호적인 관계가 있다. 과거에 룸살롱은 간섭 없이 영업하기 위해 경찰에게 뇌물을 줬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룸살롱을 통한 코로나19 전파 우려도 함께 전했다. 매체는 19개의 방을 가진 ‘별’이라는 이름의 한 업소에는 4명의 남성 고객과 여성 호스티스들이 한 방 밖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며, 이곳에는 20여 명의 여종업원이 있는데 영업 재개 이후 매일 밤 100명의 남성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매체는 매일 소독을 하고 손님들을 위해 마스크를 제공한다는 매니저의 말을 전하면서도, 대기자 중 누구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영화 ‘내부자들’에서 대선 후보와 논설위원, 재벌 총수가 룸살롱에서 알몸의 여성들과 함께 사업을 논하고 성접대를 하는 노골적인 장면이 나온다며, 이처럼 한국에서의 룸살롱의 지위는 대중문화에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건설현장의 매니저를 인용, 이런 장면이 현실과 멀지 않다고 전했다.

매체는 유흥을 위해 여성을 제공하는 가부장적 문화가 2세기 기생 문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국 남성의 50% 이상이 평생 한 번 이상 성매매를 위해 돈을 지불한 경험이 있다는 2016년 여성가족부의 보고서도 언급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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