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다음 달 위안부 역사교육관 설립을 위한 기자회견을 합동으로 열기로 했다.
이 할머니는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을 만나 앞으로 의논해서 올바르게 잘하자고 대화했다”며 “7월 중에 정의연과 함께 대구에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이 할머니와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이 26일 오후 3시께 대구 남구 한 카페에서 만나면서 성사됐다.
이 할머니와의 만남에 대해 이 이사장은 “할머니께서 만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으셨고, 주변 사람들도 만나야 한다고 계속해서 말해왔다”며 “할머니 쪽에서 먼저 오시라고 하셔서 이날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이 할머니가 원하는 위안부 역사교육관, 한·일 학생 교류 등 기본적인 이야기를 나눴다”며 “앞으로 이 할머니와 협의해 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할머니가 ‘수요시위는 해야 한다. 극우단체가 와서 방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하셨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대구를 비롯한 지역을 돌며 피해자들과 수요시위를 함께했으면 좋겠다고도 하셨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지난 6일 자택에서 숨진 정의연 마포 쉼터 소장 손모(60)씨에 대한 이야기도 꺼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이사장은 “할머니께서 손 소장에 대해 ‘죽어서는 안 될 사람이었다’고 슬퍼하시면서 눈물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와 이 이사장의 만남을 지켜본 측근들은 그동안 불거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 관련 논란 등에 대해서는 “다른 말은 괜한 오해를 산다”며 언급을 피했다.
지난달 초 취임한 이 이사장은 정의연 회계 부정 폭로가 잇따르면서 이 할머니와 한동안 접촉하지 못했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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