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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획·연재
[서초동 야단법석]심의위에 던진 메시지...삼성 '여론에 감사', 검찰 '마이웨이'

■삼성합병 의혹 檢수사 5년만에 '최후 관문'

수사심의위 '압도적' JY 불기소 의견 내놔

삼성은 "감사, 존중" 표현하고

검찰은 "수사결과도 고려해야"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호재기자




2018년 12월부터 지금까지 1년7개월 이어진 삼성 합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지막 단계에 왔다. 조만간 검찰은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 합병을 통한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은 2015년 발생한 사건으로, 길게 보면 5년 만에 이 사건이 재판에 넘어갈지 결론 나는 것이다.

이 마지막 단계에서 검찰과 삼성은 짧은 한 문장만으로 자제된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짧은 한 마디에 각자의 심정은 물론 향후 대응방향도 함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기소 타당성을 판단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검찰 수사팀에 “수사를 중단하고 이 부회장을 불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26일 오후 저녁 전달했다.

수사심의위는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계속 여부와, 피의자인 이 부회장,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삼성물산 주식회사에 대한 공소제기 여부를 심의했다. 심의에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어디까지 보고 판단할 것인지에 대해 검찰과 삼성 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심의위 측은 “심의절차에서 수사팀과 삼성 측 대리인들이 의견서를 제출하고 구두변론을 진행한 뒤, 위원들은 논의 끝에 과반수 찬성으로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법조계와 재계에선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의견에 다소 놀라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특히 과반수가 압도적인 과반수라고 전해지면서다. 일각에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로 구성된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에 대해 의혹이 복잡하고 혐의 다툼이 클 수 있는 만큼 현안위원들이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을 내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결정은 혐의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삼성의 주장을 압도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수사심의위 결론도 삼성이 가져가면서 현재까지 삼성 대 검찰의 ‘스코어’는 ‘3대0’이다. 이달 초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법원은 삼성의 손을 들어주고 영장을 기각했다. 수사심의위가 열려야 될지 결정하는 부의심의위원회에서도 검찰과 삼성은 공방을 벌였고 부의심의위도 삼성의 손을 들어줘 소집을 결정했다.

26일 저녁 삼성의 압도적 승리 소식이 전해지자 취재진은 양측의 공식 입장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했다. 먼저 입장문을 낸 것은 삼성으로 수사심의위 결론이 속보로 나온 뒤 약 1시간 15분 뒤였고, 검찰은 속보가 나온 지 약 1시간45분만이었다. 비교적 긴 시간 고민 후 내놓은 답변이었지만 양측은 모두 짧은 말만 남겼다.

먼저 삼성 측 변호인단은 “수사심의위 위원님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기업활동에 전념해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기회를 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삼성은 그동안의 ‘여론전’ 전략을 이번 입장문에서도 담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최근 현장방문을 늘리고 중국 출장도 다녀오는 등 기업활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삼성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외 경제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높은 만큼 현 시점에서의 검찰 수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상황을 활용하기 위해 삼성은 검찰이 아닌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그동안 보여온 모습처럼 ‘기업활동에 전념하겠다’고 강조함으로써 여론에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수사심의위는 일반 시민들의 작은 표본집단이 된다는 의미가 있는데, 삼성이 수사심의위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은 넓게 봐서 일반 시민들 모두에게 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해석이다. 결과적으로 삼성의 전략은 정확히 맞아떨어졌고, 이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여론은 삼성의 편이라는 점을 확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 뒤로 보이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반면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와 수사심의위 심의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이 입장문에 ‘수사 결과’를 포함시킨 것에 주목한다. 이는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의견을 존중하되, 그동안 수사해온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운영규칙 상 수사심의위의 의견을 검찰은 존중해야 하지만 의무적으로 의견을 따를 필요는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부터 1년7개월 장기간 수사 끝에 검찰은 방대한 양의 증거자료와 진술을 확보해 검찰 안팎에선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계속 나왔다. 이런 상황 때문에 검찰은 기소를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수사심의위가 2018년 시작된 후 이전까지 8번 열렸고 8번 모두 검찰이 의견을 따라 사법처리를 해왔지만, 이번 사안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1년7개월 수사로 혐의를 판단한 검찰이 단 하루 만에 이 사안을 판단할 수밖에 없는 수사심의위원들의 의견을 온전히 받아들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르면 내달 초께 이 부회장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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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5 09:19:49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