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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손창완 "코로나 쇼크로 어렵지만…신공항 건설사업 멈출 수 없어"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

공공이익·지역균형 위해 국가사업 프로젝트 중요

17년만에 적자 속 첫 채권 발행, 선제적 유동성 확보

언택트 기반 스마트공항 가속…'K공항' 적극 수출도





전대미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항공업계가 고사 직전 상황에 직면하면서 유관 공공기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여행객 감소와 입주사에 대한 임대료 감면 조치 등으로 예년에 비해 경영 상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김포·제주 등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 및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올해 17년 만에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년 가까이 흑자경영 행진을 이어오며 현금 유동성 및 재정 상태가 우수한 편이었지만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지난 2018년 12월 사장에 취임, 임기 반환점을 돈 손창완(사진)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구나 다음달 1일은 공사 창립 40주년이다. 손 사장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손 사장은 “위기 상황임은 분명하고 재정 건전성 추구도 필요하다”며 “하지만 신공항 건설, 스마트 공항 등 추진하던 사업을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기 극복과 미래 사업 추진을 위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공사채를 발행해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대담=김정곤 사회부장 mckids@sedaily.com

한국공항공사에 올해는 시련의 한 해다. 인천국제공항에 국제선 노선을 대거 내준 여파로 2003년 적자를 기록한 후 16년간 줄곧 흑자를 달성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쇼크로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매출이 감소했다고 마냥 허리띠를 졸라맬 수는 없다는 게 손 사장의 생각이다. 손 사장은 “불가항력 이슈 때문에 적자 전환은 불가피하지만 공공기관의 최우선 목표가 흑자 달성은 아닌 만큼 공익을 위해 예정된 투자는 반드시 집행돼야 한다”며 “신공항 건설 등에 투자할 자금을 적기에 조달하기 위해 17일 공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1,500억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공사채를 추가로 3,500억원까지 발행해 신공항 건설 투자 집행 등을 위한 실탄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사는 현재 제주·김해·울릉도·흑산도 등에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은 최근 지역 상생발전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오는 2026년 개항을 목표로 정부에서 기본계획안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보완하고 있다. 울릉 공항도 조만간 착공에 들어가 2025년 개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 사장은 “입지·환경문제 등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완벽하게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신공항 건설사업이 공공이익·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국가사업인 만큼 공사에 부여된 임무를 차근차근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코로나19 쇼크로 해외를 오가는 하늘길이 막히자 국내선 위주의 여객 수요 회복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국제선 이용객은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 여파로 전년 대비(6월 초 기준) 74%나 감소했지만 국내 여행객은 바닥을 찍은 후 조금씩 반등해 평년 대비 66%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공사는 스마트 공항을 목표로 시행 중이던 언택트(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해 국내 공항이 안전하고 방역이 잘돼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국내선 여행객들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손 사장은 “각종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여객에 대한 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한다”며 “발권, 수하물 위탁, 신분확인, 보안검색 전 과정을 대면 접촉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공사는 세계 최초로 보안검색 절차에 손바닥 정맥 인증 기술을 적용한 ‘원 아이디(One ID)’ 수속 과정을 도입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용률이 17%로 전년의 9%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손 사장은 언택트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공항 서비스가 가속화되면 공사 내 기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일부 일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지만 스마트 공항 추진 과정에서 또 다른 일자리가 파생되고 생겨날 수 있다”며 “기존 근로자의 근무 여건도 나아질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 효과가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사는 김포·제주 등 국내 거점 공항과 나머지 지방 공항을 균형 있게 활성화시키는 것을 장기과제로 삼고 있다. 김포·제주·김해 공항은 기존 노선에 국제선을 추가해 경쟁력을 높이고 양양·무안·청주 공항은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 고객을 늘리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때문에 생각보다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손 사장은 “지난해 국내 인구 증가가 11만명에 그치는 등 인구절벽이 우려되는데 외국인 입국자를 많이 끌어들이면 (내수 부진 등을) 상쇄할 수 있다”며 “호주와 뉴질랜드, 베트남과 태국이 ‘트래블 버블’을 구축한 것처럼 방역관리가 가능한 인근 국가와 여행 안전지대를 구축하고 철저한 수요 조사를 기반으로 국내 공항에 국제선 노선을 확충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수·사천·울산 등 국내선만 취항하는 공항은 지역주민의 교통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필수노선은 꾸준히 유지하고 관광업계와 함께 지역사회의 성장기반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사장이 주력하는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는 김포공항 주변 개발계획에 공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공사는 그동안 국토교통부·서울시·강서구와 함께 낙후된 김포공항 주변 지역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단계별로 개발계획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공항 주변에는 유휴부지가 많다. 손 사장은 특히 김포공항 인근 주민들이 비행기 이착륙 때 발생하는 소음으로 오랫동안 불편을 겪어왔던 만큼 지역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김포공항과 인근 지역을 쇼핑몰·복합문화시설 등을 갖춘 ‘에어포트시티(공항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손 사장은 “김포공항역은 지하철 5호선·9호선·공항철도·김포골드라인 등 4개 노선이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라며 “공항 주변을 복합쇼핑문화체육 중심지로 개발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최근 국토부에 전달했고 앞으로도 선제적으로 추가 아이디어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사장은 공사가 국내 사업에만 머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K공항’ 수출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국내 항공산업은 지금까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인구 감소 등에 따라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 닥쳐올 수 있는 만큼 해외진출은 필수라는 생각이다. 공사는 지난해 페루의 세계문화유산인 ‘마추픽추’에서 약 50㎞ 떨어진 지역에 조성되는 친체로 신공항 건설관리(PMO) 사업을 컨소시엄으로 수주했다. 공사가 페루 교통통신부를 대신해 설계 검토, 시공사 발주, 계약관리, 건설공정 및 품질관리, 시운전 등 사업 전반을 총괄 관리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의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정부 간 계약(G2G)이었다.

올해 말에는 에콰도르 만타 공항 운영권 수주도 눈앞에 두고 있다. 운영권 사업을 수주하면 공사는 2021년부터 30년 동안 만타 공항을 직접 운영하게 된다. 이 밖에 콜롬비아 7개 공항 운영권 사업, 파라과이 항공전문인력 역량강화 사업, 방글라데시 다카 공항 시스템 통합 사업 등 배후 수요가 많고 정부 지원이 적극적인 중남미·동남아시아 시장 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손 사장은 “한국공항공사는 단순히 공항 운영뿐만 아니라 항행안전장비도 직접 개발해 터키·적도기니·필리핀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40년간 14개 공항을 운영하면서 쌓인 노하우로 해외에 적극 진출해 ‘K공항’의 위상을 더욱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정리=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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