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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시시피주 깃발에서 '노예제 잔재' 사라진다

주 상·하원, 압도적 찬성으로 법안 통과

새 깃발 디자인, 대선 때 투표로 정해질듯

미국 서부극 전설 존 웨인 동상 철거 요구 빗발쳐

남부연합기(맨 왼쪽)와 미국 미시시피주 깃발(맨 오른쪽)./AP연합뉴스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이자 노예제의 잔재라는 비판을 받아온 미국 미시시피주의 주 깃발이 126년 만에 바뀐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시시피주 하원이 주 깃발에서 남부 연합기(旗) 문양을 제거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91 대 반대 23으로 처리한 데 이어 주 상원 역시 찬성 37 대 반대 14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이후 인종차별과 노예제의 잔재를 없애는 움직임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미시시피도 이 흐름에 동참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 모든 주 깃발에서 남부 연합기 문양이 사라지게 됐다.

남부 연합기는 1861년 당시 노예제를 고수하던 미국 남부지역 플로리다·텍사스·미시시피 등 11개 주가 합중국을 탈퇴해 독자적인 국가를 결성한 뒤 사용한 깃발을 말한다. 이후 깃발은 노예제도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강력한 상징으로 사용돼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이 문양 제거를 둘러싼 숱한 논란이 벌어졌고, 2001년에는 깃발 변경을 위한 투표가 진행됐지만 유권자들은 문양을 유지하는 쪽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노예제를 옹호했던 인물의 동상이나 인종차별적 의미가 포함된 상품들이 퇴출당하며 여론이 급격히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미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41%가 남부 연합기 문양을 인종차별을 상징한다고 응답했다.



공화당 소속의 테이트 리브스 주지사는 통과된 의안에 곧 서명할 것이며 그 즉시 이 깃발은 공식 주기의 지위를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확히 언제 서명할 것인지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서명이 완료되면 주 깃발은 15일 이내에 완전히 철거된다. 미국의 표어인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In God We Trust)’가 들어갈 새로운 깃발은 대선이 열리는 오는 11월 3일 투표를 통해 정해지게 된다. 만약 새 깃발의 디자인이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더라도 같은 절차를 반복하게 될 뿐 현재의 깃발은 사용되지 못한다.

미국 서부극의 전설로 불리는 영화배우 존 웨인./AP연합뉴스


한편 ‘미국 서부극의 전설’로 불리는 영화배우 존 웨인의 동상도 철거 요구에 직면했다. 지난 27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의회의 야당 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은 남부 샌타애나에 위치한 ‘존 웨인 공항’을 원래 이름인 ‘오렌지카운티 공항’으로 바꾸고 공항 내 웨인 동상 역시 철거하라고 주장했다. 주요 온라인 청원사이트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속출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웨인이 생전에 “흑인이 노예였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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