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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수 IMF 이후 최악…제조업 가동률도 11년만에 최저

■통계청 '5월 산업활동동향'

광공업·제조업 생산 6.7%·6.9% 감소

제조업 가동률도 63.6%로 미끄럼

재고율은 128.6% 21년만에 최고치

재난지원금 효과에 소매판매는 증가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5월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 19) 여파로 5월 제조업 재고율이 외환위기 이후 2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주요국 록다운(Lockdown·봉쇄)에 의한 수출 급감으로 재고가 쌓임에 따라 생산을 줄이는 등 정상적인 공장 가동 조차 힘든 상황으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재고율은 128.6%로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8월(133.2%) 이후 2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3.6%로 글로벌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1월(62.8%)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수출 부진으로 제품들이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인 탓에 상품 생산을 멈추고 놀고 있는 공장이 늘어나는 등 경기 불황기의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지난 1999년 1월 이후 2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기종합지수 수치가 장기 추세에서 많이 벗어나 있고, 그 정도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다”며 “다만 충격의 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지수 낙폭을 보면 외환위기 때를 따라가지는 못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정도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전(全) 산업생산 지표를 뜯어봐도, 코로나 19의 충격이 서비스업을 거쳐 제조업으로 확산하며 국내 경기 침체 국면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5월 전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2.3%)에도 불구하고 광공업 생산(-6.7%)과 제조업 생산(-6.9%)이 크게 줄어 전체 산업 생산을 끌어내렸다. 광공업 생산의 경우 4월 6.7% 줄어든 데 이어 5월에도 비슷하게 감소했다.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폭 감소를 두 달 연속 기록한 것이다. 제조업 생산 역시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폭 감소한 4월(-7.0%)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크게 줄었다.

정부와 한은은 2분기 경기가 저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3분기 경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례로 이번 전 산업생산 지표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영향으로 서비스업 산업 생산이 증가하며 광공업·제조업 하락 폭을 일부 상쇄했지만, 재난지원금의 약 85%가 이미 소진된 만큼 3분기에는 ‘약발’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소매 판매 지표도 코로나 19 발생 이전이던 전년 동월 대비 1.7% 증가했지만, 재난지원금이 모두 소진된 뒤에도 소비 지표가 계속해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조업 수출 상황이 좋아지리라는 보장이 없고, 재난지원금 소진으로 3분기 소비는 2분기보다 안 좋을 수밖에 없기에 3분기 수치가 2분기보다 좋게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 심리지수(ESI)’에 따르면 6월 전(全)산업 업황 BSI는 56으로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반등세를 보였지만 절대 수치(56)를 따져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58)보다도 낮은 수치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로 100이 넘으면 업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고 반대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수출길이 막힌 기업들이 내수판매를 늘린 모습도 관찰됐다. 내수판매 BSI는 전월 대비 6포인트 증가해 수출 BSI(2포인트)보다 더 크게 올랐다. 특히 정부의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정책 등으로 올해 3월23일부터 6월18일까지 국내 가전제품 제조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배 늘었다.

/세종=하정연기자 조지원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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