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글로벌 부동산 톡톡]빛을 잃어가는 홍콩 오피스 시장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아시아 금융허브 위상 약화

외국계 기업들 탈 홍콩 행렬 이어질 듯

1·4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 85% 급감

올해 프라임 오피스 임대료 12~20% 하락 전망

코로나19 영향까지 더해지며 큰 타격

중국 본토기업들이 빈 자리 채울 수도

전반적인 경기 하강에 수요 회복은 쉽지 않아

홍콩의 야경 /홍콩관광청 인스타그램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다 보면 홍콩의 예전 모습을 추억하는 포스팅이 부쩍 늘어난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이유는 다들 아실 겁니다. 홍콩이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는 아쉬운 마음 때문인데요. 한국시간으로 지난 7월 1일 0시부터 논란 많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서 홍콩에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특히 홍콩보안법이 홍콩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외국인도 대상이 되며, 외국계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외국계 기업이 홍콩에서 싱가포르와 같은 다른 아시아 도시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 정부도 최근 홍콩을 떠나는 외국계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시아 금융 허브였던 홍콩의 위상이 많이 약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홍콩과 중국 본토의 관계를 규정하는 새로운 규칙 시행에 따라 이전처럼 홍콩에 아시아 본부를 둔 기업들은 홍콩이 본부를 두기에 알맞은 곳일지 재고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ING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에 지역거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은 지난해 1,541개에 달하며 이중 미국 기업이 18%(278개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홍콩보안법 시행에 저항하는 홍콩 시민들이 경찰과 맞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의 위상 변화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홍콩은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아시아퍼시픽 지역에서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던 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조사업체 리얼캐피탈애널리틱스(RCA)에 따르면 홍콩의 지난 1·4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7억 2,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5% 급감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반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홍콩은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거래가 크게 부진했습니다. 실제 홍콩은 아시아퍼시픽 지역 주요 도시 중에서도 거래가 가장 크게 줄었습니다. 1·4분기 거래가 가장 많았던 도쿄는 전년 동기 대비 62%, 2위를 차지한 서울은 29% 줄어 홍콩 보다 충격이 덜 했습니다. 아시아퍼시픽 상업용 부동산 거래 순위에서도 홍콩은 지난 2018년 1위에서 작년 3위, 올 1·4분기에는 7위로 내려 앉으면서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1·4분기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 및 순위 /자료=RCA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홍콩의 고층 빌딩이 광채를 잃었다”며 홍콩 오피스 시장의 어두운 미래를 예상했습니다. 홍콩 현지 상업용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은 올해 홍콩 프라임 오피스 임대료가 12~20% 정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10년간 홍콩은 글로벌 투자은행(IB)과 보험사·로펌·중국 기업들이 몰려들면서 각광을 받았습니다. JLL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홍콩 중심 업무지구의 프라임 오피스 임대료는 뉴욕 맨해튼 중심부 보다 48%나 비쌌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호시절은 지나갔습니다. 오피스 공실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로 치솟았으며, 임대료 인하 압력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홍콩랜드홀딩스, 스와이어 프라퍼티스, 항룽 프라퍼티스와 같은 부동산 기업들도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스와이어 프라퍼티스 주가 추이




변수는 있습니다. 떠나는 외국계 기업의 빈 자리를 중국 본토 기업들이 얼마나 채울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장된 중국 기업들이나 비상장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홍콩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알리바바와 게임업체 넷이즈, 쇼핑몰 징둥닷컴 등이 홍콩 증시에 2차 상장을 하는 등 중국 기업들의 홍콩 귀환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들이 홍콩 오피스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반전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식 /AP연합뉴스


하지만 대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홍콩 오피스 시장이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국 기업들조차도 신중하게 확장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커슨 렁 JP모건 아시아 부동산 리서치 담당자는 “전반적인 경기 위축과 중국 기업들이 신규 수요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홍콩 오피스 시장의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