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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제2의 타다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

백주원 바이오IT부 기자





“이럴 때 타다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타다는 진짜 잘 잡혔거든요.” 요즘 늦은 시간에 귀가할 때면 지인들로부터 이런 소리를 종종 듣는다. 택시 잡기는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고, 승객들의 의사를 살피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 말을 늘어놓는 기사들도 여전히 많다. 타다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일명 타다금지법)’으로 서비스를 중단한 지 3개월이 흘렀다. 기존 택시 서비스의 미흡한 점을 풀어줄 ‘제2의 타다’는 아직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단 한 번이라도 타다 서비스의 편리함을 느꼈던 사람은 기존의 택시 서비스로 돌아가기 힘들어할 것이다. 이용자들은 이미 타다의 효율적인 배차 시스템과 쾌적한 승차환경을 경험했다. SK텔레콤의 택시호출 서비스 ‘T맵 택시’가 지난 4월 ‘조용히 가주세요’ 기능을 도입한 후 이용률이 10% 이상 증가했다는 점도 기존 택시 서비스의 개선을 바라는 승객들의 욕구를 보여준다. 3월 국토교통부는 타다금지법의 국회 통과 후 홈페이지에 “‘타다’가 더 많아지고 더 다양해진다”는 정책 문구를 게시했지만 다양한 모빌리티 모델이 나오기는커녕 오히려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소한의 서비스 질을 위한 기사 교육도 어려워졌다. 1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쏘카에 대해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타다 드라이버’의 실제 사용자로 보고 쏘카가 타다 드라이버를 부당해고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라는 측면에서는 공감하지만 단순히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활용한 업무 지시나 드라이버 평가제를 과도하다고 본 것은 이용자가 받아야 할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높은 수준의 기여금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혁신위원회의 이찬진 전 포티스 대표는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여금의 기본적인 방향과 관련해 (운행) 건당 요금의 5~10% 정도를 납부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택시처럼 유류비 지원 없이 모든 운행 비용을 부담하는 탓에 아직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는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에 이는 턱없이 높은 수준이다.

기여금과 노동 이슈까지 엮인 현 상황에서 과연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지, 과연 정부의 바람대로 타다 같은 서비스가 더 많고 다양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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