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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모차르트!' 신영숙 "오늘도 모두 함께 저 세상을 향해서 날아올라"

사진=EMK뮤지컬컴퍼니




벌써 10년이다. “황금별이 떨어질 때면 세상을 향해서 여행을 떠나야 해. 아무도 가보지 못한 그곳으로 세상을 향해서 날아봐”라는 강렬한 메시지로 언제나 변함없이 따스한 손길을 내밀던 신영숙이 ‘황금영숙’이라는 새 별명과 함께 돌아왔다.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다. ‘황금별’은 그를 무명에서 톱클래스 배우로 안착시켰다.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등 파괴력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관객들을 부들부들 떨게 만들다가도, 황금색 옷만 입고 나타나면 세상을 다 보듬어줄 것처럼 편안하게 객석을 바라보는. 신영숙은 냉온탕을 수십번 왔다갔다 해도 끄떡없는 탄탄한 매력으로 모든 뮤지컬 팬들에게 사랑받아왔다.

9년 전 그를 처음 만났을 때 ‘황금별 음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노래를 참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했고, 두 번째 들었을 때는 남작부인의 마음을 읽었고, 2막에 리프라이즈(reprise)로 다시 나왔을 때는 배우 신영숙이 관객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다’고 말했을 때 그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 마음은 코로나19로 어수선한 공연계를, 그를 감안하고도 극장을 찾아준 관객에 대한 마음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모차르트!’ 10주년 기념공연 앵콜곡도 배우 모두가 함께 부르는 ‘황금별’로 바꿨다.

Q. 딱 10년 됐습니다. 황금별여사님.

이번에는 특히 감회가 남달라요. 10년이라는 부분도 크지만 코로나19라는 너무나 큰 벽이 생겼잖아요. 살면서 이런 충격은 처음인 것 같아요. 갑자기 예정된 공연이 다 사라졌잖아요. 배우들에게는 생계도 생계지만 앞으로 또 이렇게 될 수 있는 세상이 됐다는게 큰 충격이에요. 제가 몇 년 동안 무대에 쉬지 않고 올랐잖아요. 그런데 무대에 못 선다는데, 관객을 못 만난다는데 큰 쇼크를 받았어요.

이런 사회적 상황에서 ‘모차르트!’가 시작됐는데 엄청난 도전을 하고 있는 거에요. 작품에서 ‘황금별’의 메시지가 ‘성벽을 넘어 도전하라’는 거잖아요. 상황이 지금과 너무 맞아떨어지다보니 노래 부르는 마음도 다르고, 듣는 분들도 많이 눈물 흘리세요. 이번엔 황금별을 부르며 더 마음을 담게 되는 것 같아요.

Q. 이제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즉 황금별여사는 죽을 때까지 따라붙을 역할이 됐다.

팬들은 황금영숙이라고 하던데. 신영숙 황금영숙(아 하하하하) 황금별에 이름 붙인거죠 뭐. 너무 행운아가 된 것 같아요. 내 이름도 알리고, 실제로 이 노래를 통해 날아올랐잖아요. 뗄레야 뗄 수 없는 감사한 인연이죠. 가수도 아니고, 내가 발표한 곡도 아닌데 뮤지컬배우가 딱 그 노래와 연관지어 사람들이 떠올려 주시는건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그런데 10년이란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나? 정말 너무 빨리 흘러갔어요.

사진=EMK뮤지컬컴퍼니


Q. 그 빠른 시간 동안 ‘황금별’에 갇혀 살았던 것일 수도 있다. 그 메시지를 전하면서

맞아. 그 메시지처럼 살아온 것 같아요. 그 표현 마음에 드네. 저도 새 도전을 앞에 두면 망설일 수 있고 잘할 수 있을까 해요. 유튜브 ‘영숙아트홀’도 날것의 이미지를 보여줘도 될까,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데 그냥 도전하는거지. 내가 항상 도전하라 노래를 부르고 다니니까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하고, 매번 그 자리에 머물지 않으려고 해요. 초심 도전 그 마음은 항상 내 안에 있어요.

Q. ‘모차르트!’는 작품 이야기의 짜임새보다 모차르트의 일생을 단편으로 쪼갠 콘서트와 가깝다고 봤다.

그렇죠. 음악의 힘으로 가는 작품이잖아요. 모차르트의 생애를 큰 그림으로 그리면서 너무나 아름다운 음악으로 공간을 채우는 작품이에요. 배우들의 역량이 중요한 것이, 이야기의 연결보다 탁 나와서 타악 그 장면을 완벽하게 소화해주고 나가야 작품 전체가 화악 살아나거든요. 내공 있는 배우들이 한 장면 한 장면을 책임져줘야 모차르트가 더 빛이 나요. 배우들의 연기분석과 내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작품이죠.

Q. 이번 시즌 공연은 ‘황금별’이 앵콜곡이다.

코로나19라는 벽에 부딪히고 나니까 이 노래를 통해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모두들 그랬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니까 가능한 일이었죠. 배우들 전체가 ‘황금별’을 부르는 영상 보셨어요? 그걸 보고 실베스터 르베이(작곡가)가 우셨다고.

앵콜곡의 시작을 아마데가 하잖아요. 극 전체에서 아무 말도 안하는 꼬마가 갑자기 ‘여러분 모차르트가 기적을 노래합니다 힘내세요’ 하는데 내가 눈물이 팡 오더라고. 몇 번 무대에 섰는데 아직도 눈물이 나요. 내가 부르면서 감동을 주는 노래지만, 나도 감동받고 관객도 울고 너무 좋아하세요.

Q. 10년간 ‘모차르트!’를 대표했던 김준수와 박은태의 합류가 든든하다. 박강현의 기세 역시 형들 못지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해야 하면 배우들이 힘을 비축하거나 하잖아요. 세명이 다 첫공연 1막이 끝나고 “못하겠는데 너무 힘들어” 땀이 범벅이 되서 똑같이 그랬다니까. 그러고 나서 또 2막에 최선을 다해요.

(김)준수는 너무 배울 점이 많아요. 다른 공연도 그렇고 순간순간에 ‘그렇게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온 몸을 다해 연기해요. 보통 에너지는 아냐. 준수를 보면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산다고 생각해요. 성격도 무던해서 예민하고 까탈스러운것 없이 너무 남자답고 순수하게, 생활도 공연도 어쩜 그런지 모르겠어요.



(박)은태는 이 작품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아주 많이 성장해서 톱 배우가 됐잖아요. 작품의 해석과 굵직굵직한 부분, 드라마적으로 자기만의 해석이 있어서 극을 단단하게 이끌어가는것 같아요.

저는 (박)강현이의 목소리를 너무 사랑해요. 10년 전에 준수랑 은태한테의 감정을 갖고 있어요. 그 친구들은 지금 대스타가 됐고, 강현이는 대스타가 될 친구니까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팬의 마음을 갖고 있어요. 듣기 편안하다고 별명이 시몬스잖아요. 목소리가 오버 없고 편안하고 담백한데 에너지가 있는, 그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팬들도 그 부분을 좋아하고.

사진=EMK뮤지컬컴퍼니


Q. ‘엘리자벳’ 캐스팅 당시 칼럼에 ‘드디어 있어야 할 곳에 섰다’라는 댓글이 달린걸 보고 참 적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뮤지컬을 연극처럼 하는 유일한 여배우, 10년 가까이 바라본 배우 신영숙은 이런 사람이었다.

캐릭터를 내 내면에서 계속 찾으려고 노력해요. 경험이 많아질수록 감정은 더 진해지거든. 그 비슷한 감정을 엄청 찾아요. 그래서 감정이입병이 생겼어요. 방송에서 뭐든 보면 웃었다 울었다 너무 하는거야. 다큐멘터리도 많이 보고 실화를 소재로 한 것도 많이 봐요. 사고를 통한 영상들로도 감정이입하고, 그걸 내 안에서 동기화시켜요. 내가 확대할 수 없는 감정이라면, 간접경험을 바탕으로 확대해 내가 흡수하는게 사실 쉽지는 않아요.

매번 공연을 해도 그 감정 작업을 무대 위에서 해요. ‘참 저 언니는 빨리나가’ 하는데 지금도 ‘황금별’을 부르기 위해 한 신 전에 나가 준비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모차르트처럼 하는건 괜찮은데, 쉬다가 한번 나가서 ‘빵’ 해야하는 거잖아요. 20년을 해도 쉽지가 않아서 나를 끄집어내는 작업을 계속 해요. 기도를 하면서도 ‘어떻게 연기하게, 표현하게 해주세요’가 아니라 ‘이 인물로 순간순간 살게 해주세요’ 하고. 그걸 준수가 참 잘해요.

Q. 10년동안 정상에 있었다. 롱런할 수 있는 요인은.

남경주, 최정원, 전수경 등 선배들을 옆에서 보면 분명한 이유가 있어요. 사람이 긍정적이고 불평불만이 없거든. 힘들 때가 많아도 투정 없이 ‘그래요, 고마워요’ 하며 늘 긍정적이에요. 나이가 들수록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거에요. 그래서 매번 최선을 다하고 자기관리도 열심히 하고. 고여 있는 연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옆에서 보면서 ‘저렇게 배워서 나도 롱런해야지’ 하는 마음을 갖게 돼요. 감사함을 잃지 않는 것이 아주 중요해요.

Q. 신영숙표 노래는 귀에 쏙쏙 박히는 특징이 있다. 반면 여러 작품에서 배우들의 성악 위주 발성으로 인해 가사가 안 들린다는 말도 많은데. 이걸 어떻게 봐야 하나.

결국 뮤지컬에서의 노래는 연기에요. 그 연기를 하기 위해 성악도, 팝도, 판소리도 갖추는게 좋죠. 다양한 베이스를 갖는 것은 배우로서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죠. 뮤지컬 발성이라는게 없잖아요. 뮤지컬은 연기야, 연기인 거지.

무슨 춤을 추든 발레가 기본이 되면 좋듯이, 성악을 배우는건 호흡 면에서 좋아요. 클래식 발성만 하라는게 아니라 베이스가 탄탄한 상태에서 육성을 내든 가성을 내든 조화롭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해요. 한 장르만 하다보면 넓고 높은 음역대를 소화하기엔 쉽지 않죠. 여러 가지를 할 줄 알면서 상황과 때에 맞춰 선택을 하는게 가장 이상적이죠.

사진=EMK뮤지컬컴퍼니


Q. 최근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는데. ‘영숙아트홀’이라고. 구독자 1만명 넘으면 먹방도 하겠다고….

먹방은 안해, 사람들이 반대가 많아요. 1만명이 넘으면 랜선 집들이를 하겠다고 했는데 집들이 할 것도 없어요. 8,000명까지는 엄청 금방 됐는데 700명 더하기가 오래 걸렸네요. 그래서 아직 몰라요.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은 완벽한게 아니라 그냥 올리는거에요. 최근에 올린 것도 기타치며 노래하는 영상인데 기타를 얼마만에 만져본 건지. 퀄리티 있는 콘텐츠도 할거에요.

그보다 1만명이 넘으면 뭘 하면 좋을까…. 아 이거하자. 랜선 콘서트. 피아니스트 초빙해서 신청곡을 받고 라이브 콘서트를 해야겠어. 확실히 팬들이 노래하는걸 가장 좋아하시더라고요. 20년차 배우지만 이렇게 또다른 시작을 하는거에요.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물론 언제 그만둘지는 모르겠지만.

Q. 질문이 여기까지 왔는데 ‘영숙아트홀’ 구독자 및 팬들께 한마디.

영숙아트홀은 20년차 뮤지컬배우 신영숙이 또 다른 신인으로 돌아가서 하는 새로운 창구에요. 영숙아트홀을 통해 신영숙의 인간적인 모습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유튜브 초보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응원해주세요.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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