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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커진 '콘텐츠 파워' TV를 넘다...역습 나선 CJ ENM

잇단 드라마 히트로 위상 높아져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협상 주도

딜라이브 "시청자 볼모" 비판에

CJ "지상파만 올려 불공정"맞불

홀대 받던 PP 제값받기 여부 주목

tvN ‘사랑의 불시착’(왼쪽)과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포스터






“tvN ‘사랑의 불시착’, 미국 넷플릭스 TV쇼 6위 진입·일본서 겨울연가 인기 넘었다”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베트남·태국·대만·필리핀·홍콩·싱가포르 넷플릭스 1위 올라”

연일 새로운 K-드라마 역사를 쓰고 있는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CJ ENM의 콘텐츠다. CJ ENM이 글로벌 K-드라마 열풍을 일으키는 데 이어 최근에는 막강한 ‘콘텐츠 파워’에 힘입어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도 잡아가고 있다.

5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안을 두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인 CJ ENM과 케이블TV사업자(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딜라이브와 간의 갈등이 파국 직전까지 치닫고 있다. SO와 PP간 전통적인 갑을관계가 뒤집하고 있는 것이다.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이르면 금주중 직접 중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제값받기 VS 시청자 볼모 삼는 것




CJ ENM은 최근 케이블TV 딜라이브에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을 요구했다. 지난달에는 공문을 통해 ‘사용료가 인상되지 않을 경우 tvN, OCN 등 13개 채널을 한꺼번에 공급 중단(블랙아웃)하겠다’는 등 강공을 펼치고 있다. 만약 채널 송출이 중단되면 딜라이브 가입자들은 CJ ENM 계열 채널 13개를 볼 수 없게 된다.

CJ ENM의 이 같은 요구에 딜라이브는 시청자를 볼모로 삼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통상적인 인상률과 비교해 20%라는 과도한 인상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CJ ENM측은 딜라이브가 CJ ENM의 수수료는 제자리 걸음으로 묶어두면서도 지상파 등에 대해서만 수신료 인상을 해줘 불공정하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방송 중단시 정당성 여부 및 시청권 문제 등을 감안해 조만간 양사 관계자들과 만나 갈등해소를 모색할 전망이다.

달라진 위상에 PP “이젠 우리 권리 찾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달라진 PP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CJ ENM이 본격적으로 ‘콘텐츠 제값 받기’가 나섰다는 것이다. 그동안 지상파는 재송신료를, 종편방송채널사용사업자(종편 PP)는 프로그램 사용료를 인상해온 것과 달리 CJ ENM은 수년간 동결 상태였다. 과거에는 일부 PP 사업자들과 방송 사업자와의 관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먼저 내보내고 계약금을 나중에 지급한다든지 PP 사업자들이 협상 시 큰 피해를 받았다”면서 “아무리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도 중소 PP 사업자들은 좋은 콘텐츠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방송사업자별 방송광고 매출 점유율 추이(단위:%)/사진제공=방통위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오히려 PP의 위상이 유료방송사업자보다 높아졌다. 특히 CJ 계열 PP는 시청률은 물론이고 광고 단가도 이미 지상파를 넘어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올 초 발표한 ‘2019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CJ ENM의 방송광고매출액이 전년대비 22.1% 증가한 4,110억원을 기록하면서 13.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13.6%를 차지한 지상파 KBS를 넘어선 수치다.

CJ 계열이나 종합편성 계열 등 주요 PP의 광고 단가는 지상파 방송 3사 프로그램 광고의 최고 시급 단가와 비슷하거나 일부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J계열 tvN의 경우 프로그램 전후광고 최고 단가는 2019년 기준 1,800만원으로, 지상파 SA급 최고 단가인 1,600만원보다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 PP들은 불공정 거래가 있어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가능해진 상황이 됐다”면서 “CJ ENM의 이번 요구가 전체 PP 사업자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더 나은 생태계를 만드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일부는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수용
달라진 CJ ENM의 위상에 실제 몇몇 인터넷TV(IPTV)나 케이블TV 등은 이미 CJ ENM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요구를 수용했다. 올해 초 LG 유플러스도 CJ ENM 측으로부터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받았고, 딜라이브와 마찬가지로 ‘블랙아웃’ 위기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모면한 적이 있다. 당시 CJ ENM은 LG유플러스와의 채널 계약 협상이 지체되자 채널 송출을 중단하겠다며 시한을 통지했고, 결국 LG유플러스가 백기를 든 것이다. LG헬로비전도 인상률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최근 CJ ENM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안을 수용했고, KT는 현재 관련 공문을 받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IPTV 업계 관계자는 “CJ ENM의 콘텐츠는 이미 지상파 이상의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면서 “이들의 사용료 인상안을 사실상 거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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