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로써 오는 8월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차기 대권 가도를 놓고 싸우는 외다리 승부가 됐다.
우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기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차기 당 대표는 다음 대선 경선의 공정한 관리자를 선출하는 성격을 갖는다고 봤다”며 “그러나 유력한 대권주자 두 분의 당대표 출마로 제가 구상한 전당대회의 성격이 너무나 달라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상한 시국에 치열한 경쟁보다는 위기 극복을 위해 지금은 다시 현장에서 당의 개혁을 일구며 뒷받침할 때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불평등에 맞서는 민주당, 사회적 대타협으로 민생제일주의를 실천하는 집권여당을 만들기 위해 다시 현장에서 뛰겠다”며 을지로위원회 등 당내 활동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전당대회는 이 의원과 김 전 의원 두 사람이 치르는 대권 경쟁 구도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친문 ‘부엉이 모임’의 좌장인 홍영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송영길 의원은 이 의원이 출마할 경우 자신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은 경선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는 9일을 출마 선언식으로 잡은 이 의원은 친문 세력을 중심으로 세를 규합하고 있다. 부산·경남(PK) 친문으로 분류되는 최인호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 불출마를 선언하며 “손과 발이 필요한 곳에서 차기 지도부를 도와 코로나 국난극복과 정권 재창출을 실현시켜 나가는데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설훈·박광온·전혜숙 의원 등이 이낙연 그룹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동교동계·과거 국민의당에서 활동한 호남 정치인들도 이낙연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당의 적통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으로 알려진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자신의 후원회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2일에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1996년 ‘하로동선’이라는 고깃집을 고(故) 노 대통령님과 고 제정구, 김원기, 박석무, 이철, 김정길, 유인태, 원혜영 등 선배들과 운영한 적이 있다”며 인연을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오는 9일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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