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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대학에 '제2최숙현' 수두룩..."실업팀 못갈까봐 저항 못해"

운동선수 10명 중 3명 피해

불안한 미래 탓 무작정 참아

/이미지투데이




각종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선수처럼 폭력 피해에 노출된 운동선수들이 대학에도 많다. 실업팀이나 프로 진입을 앞둔 대학 선수 입장에서는 감독, 선배 등의 부당한 행위에 저항하는 것이 진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5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가 최근 조사한 ‘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실태 조사결과’에서 33%의 대학 운동선수들이 신체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조사에 응답한 4,924명의 대학 선수 중 1,613명이 폭행 피해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에 달한다. 신체폭력 외에 언어폭력을 당했다는 학생 선수는 31%였고, 성폭력을 경험했다는 학생도 9.6%나 됐다.

문제는 스포츠계의 불합리한 가혹행위가 상위 교육기관으로 갈수록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인권위의 같은 조사에서 초등학교 운동 선수 중 신체폭력을 경험한 학생은 13%로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런데 중학교에선 15%, 고등학교에서는 16%로 오르다 대학에서는 고교의 2배가 넘는 33%까지 급증한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이 나이가 들면 자신의 판단에 따라 불합리한 위계 질서는 물론 감독이나 선배의 폭력 가해행위에 저항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대학의 경우 선수들의 진로에 미치는 감독이나 코치의 권한이 큰 것도 학생 선수들의 건의를 어렵게 만든다. 국내에서는 인기 스포츠를 제외한 대부분의 체육 종목에서 실업팀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운동 인맥이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진로를 바꾸기 힘든 대학 선수 입장에서는 불합리한 가혹행위에 저항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인권위는 “운동부만 따로 생활하는 합숙소 생활이 과도한 규율과 통제로 이어져 폭력 위험을 부추겼다”며 대학 스포츠에서 흔한 기숙사 문화를 해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숙현 선수의 사례와 같이 선수들이 폭력 피해를 신고했지만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문제를 키웠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한 대학생 운동선수는 실업팀 선배 선수들과 훈련을 함께 받으면서 성추행과 신체적 폭력 피해 사실을 구청과 지역 체육회에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고 결국 운동을 중단했다. 해당 선수가 경찰에 사건을 신고한 후에야 조사는 이뤄졌고 구청과 체육회 담당자들에 대한 징계는 아직 까지 전무한 상황이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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