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는 비즈니스” 정유사, 이스타 대금 탕감 요청 거절

제주항공 M&A 재개 결정 'D데이'

정유사도 코로나로 유동성 악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선결 조건을 이행하라고 요구한 마감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은 14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모습. /연합뉴스

제주항공이 인수합병(M&A) 재개 여부를 결정할 ‘디데이’가 다가오면서 이스타항공이 국내 정유사에 항공유 대금 일부 탕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 규모가 줄어들지 않은 탓에 M&A가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과 거래하는 한 정유사는 이스타항공의 탕감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약 1,068억원, 지난 1·4분기 약 192억원의 항공유를 국내 정유사로부터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이날까지 이스타항공의 M&A 재개를 위한 선결 조건을 이행하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 규모가 체불임금 260억원을 포함해 1,700억원에 달해 제주항공은 인수를 하더라도 동반 부실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직원들의 임금 반납 등의 노력과 더불어 정유사에 항공유 대금 일부를 탕감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거절 방침을 밝힌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며 이스타항공의 M&A 이슈가 고려사항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국내 정유사 역시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 4사는 올 1·4분기에만 4조4,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정부는 정유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4월 판매분 유류세와 석유수입부과금 등의 납기를 3개월 미뤄줬다. 이달 말에는 당시 유예된 세금에다 7월에 발생한 당월분을 동시에 내야 해 정유사의 유동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효정기자 [e-mail]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요구한 선결조건 이행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