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관광 여행상품 홍보에 열을 올려 주목된다.
북한이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국경봉쇄까지 한 점을 고려할 때 김정은 정권이 통치자금인 외화확보를 위해 관광사업에 사활을 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거듭 관광사업 띄우기에 나서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정부가 대북제재 위반 사항이 아닌 대북 개별관광에 재시동을 걸지 주목된다.
북한이 운영하는 여행사인 ‘조선금강산국제려행사’는 15일 홈페이지에 ‘금강산의 린탈형궁륭들의 특징과 관광학적 의의’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수정봉과 바리봉 등 바위 봉우리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 여행사는 “흙과 식물이 없이 화강암이 통째로 드러나 있는 산봉우리 자체도 신기하지만, 꼭대기에 수많은 화강암 공동들이 발달하면서 신비한 경관을 이루고 있다”고 홍보했다. 해당 글에는 빗물이 고여 있는 화강암 공동 무리와 아치 모양으로 깎인 기암괴석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첨부됐다. 이어 “일부 화강암 공동들은 모양이 기이해 관광학적 가치를 가진다”면서 “금강산의 수정봉과 바리봉 등은 형성 과정이 독특하고 신기한 화강암 경관까지 겹쳐 있어 금강산에서도 으뜸가는 명소 중 하나”라고 자랑했다.
특히 해당 여행사는 지난 4일에도 홈페이지에 ‘관광객들의 편지’라는 글에서 금강산을 다녀간 외국인 관광객들이 관광 재개를 바란다는 편지를 보내왔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는 코로나 19가 끝난 뒤 관광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 중국인은 “사람의 갈망은 한번 가졌다가 잃은 소중한 것을 향할 때 더 뜨겁고 격렬하다”며 “뜻하지 않은 대유행 전염병으로 올해 금강산 관광 계획이 수포로 된 지금 금강산으로 향하는 나의 마음은 더 열렬해진다”고 편지를 보냈다. 여행사는 “우리는 앞으로 금강산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성심성의로 맞이하고 안내할 것”이라면서 관광 재개에 대한 소망을 내비쳤다.
관련기사
북한이 관광사업 홍보에 나선 가운데 남측에서도 냉각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대북 개별관광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8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창의적 해법 중 가장 현실적 방안은 북한 개별관광”이라고 주장했다.
설 최고위원은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할 수 있는 일과 우리 스스로 판단해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 해야 한다며 독자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창의적 해법을 강조했다”며 “이 후보자의 남북관계 개선의지 표명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설 최고위원은 “개별관광은 유엔제재 대상에 해당되지 않고, 우리가 독자적으로 추진 가능한 사업이라 남북의 의지만 있다면 바로 시행할 수 있다. 개성관광부터 추진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시작으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다양한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지속적 교류와 협력 만이 한반도평화와 번영을 위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역시 지난 6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통일부 남북회담본부로 첫 출근하면서 “워킹그룹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과 또 우리 스스로가 판단해서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서 해야 한다는 게 평소의 제 생각”라고 밝혔다. 이는 대북제재 위반 사항이 아닌 인도적 지원과 관광 등 교류협력 사업을 통해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