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제 22대 경찰청장이 24일 공식 취임식을 시작으로 본격 업무에 돌입했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과 경찰기념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취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참석자를 최소화한 채 진행됐다. 취임식 행사도 강당이 아닌 청장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장 취임식을 회의실에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중 선발된 10명의 경찰이 취임식 사전행사와 취임식에 함께했다. 취임식은 경찰 내부망을 통해 중계됐다. 취임사도 이미 공개된 취임사를 단순히 낭독하는 것이 아니라 김 청장이 직접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청장은 이날 취임식 전 전국 경찰청 내부망에 공개한 취임사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를 만들고 존경과 사랑받는 경찰이 되자”고 밝혔다.
김 청장은 “수사권 개혁에 담긴 국민적 뜻을 받들어 온전한 수사 주체로서 역량을 증명해야 할 책임도 크다”며”며 “국민의 요구와 바람에 얼마나 부응하느냐에 따라 경찰의 성패와 미래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사랑과 존경 받는 경찰이 되기 위한 출발선으로 ‘안전’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성범죄나 아동학대, 반복되는 폭력 사건 등이 안전 사각지대에서 발생했다”며 “생활주변 각종 범죄와 사고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를 기다리기만 해서는 국민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고, 경찰의 책임 또한 완수할 수 없다”며 “예방적 경찰 활동이 첫 번째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화금융사기, 사이버 도박을 비롯한 민생·신뢰 침해 사범을 엄단하고 소외계층 대상 범죄 척결도 부탁했다.
속도감 있는 개혁과제 완수도 강조했다. 김 청장은 “개혁은 시대정신이자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자치경찰제 도입 등 당면한 개혁과제의 기준을 국민의 권익과 인권 보호에 두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개혁의 열매를 맺을 때까지 일치단결해 속도를 높이고 깊이를 더하자”고 요구했다.
경찰 조직의 경쟁력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김 청장은 “경찰 동료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사기를 높이고, 현장에서 법 집행을 주저하거나 정당하게 법 집행을 하고도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지속해서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위험성과 책임에 맞게 기본급을 상향하고 경감 근속 승진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이날 오후 첫 현장 방문으로 서울 용산경찰서 용중지구대를 찾아 국민 안전의 최일선인 지역 경찰과 소통하고 격려할 계획이다. 또 용산구 위기가정통합지원센터도 찾는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학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피해자를 먼저 찾아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센터 등 다양한 사회 주체들과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위기가정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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