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의 시간은 늘 10년 빠르게 움직여왔다. 통신기술 리더십은 머지않아 펼쳐질 첨예한 미래 신기술 경쟁에서 승리할 첫번째 필수조건이다.”
‘10년 주기’로 급변하는 통신기술의 세대교체를 위해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수적이라는 통신 전문가의 지적이 재계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26일 최성현 삼성전자(005930) 차세대통신연구센터장은 삼성전자 뉴스룸에 ‘지금 우리는 왜 6세대(G)를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기고문을 올려 통신기술의 판은 이미 6G을 향해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센터장은 “5G가 상용화 되기도 전인 2018년 미국과 핀란드를 시작으로 주요 국가들이 6G선점을 위한 연구에 이미 착수했다”며 “첨단기술을 다루는 영역일수록 장기적인 안목과 긴 호흡의 연구가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의 언급대로 기술 초격차를 목표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6G 백서를 공개하며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The Next Hyper-Connected Experience)’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최첨단 통신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삼성리서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신설하고 글로벌 인재들을 폭넓게 영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망한 6G 상용화 시점은 오는 2028년 정도로 점쳐진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백서 발간을 두고 재계는 한바탕 시끄러웠다. 일각에서는 5G가 아직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상황서 6G를 논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며 백서에서 언급한 희망찬 미래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답으로 최 센터장은 “통신의 시간은 늘 10년 빠르게 움직여왔다”며 “4G가 생소할 무렵 삼성전자는 5G 표준화와 선행기술 연구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주역이 될 수 있었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만이 기술 리더십을 보유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최 센터장은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 했던 배경을 짚으며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2009년 4G LTE 대비 10배 성능 향상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5G 연구를 뚝심있게 지속해왔다”며 “(그 결과) 2012년과 2015년 각각 UN산하 기구 등에서 주도한 국제 표준화 작업에 참여하며 핵심기술 연구를 치밀하게 준비했다”고회상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장비, 반도체 칩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기술 포트폴리오 장점을 살려 5G 시대를 종합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6G 주도권을 향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최 센터장은 언급했다. 그는 “통신기술 리더십은 머지않아 펼쳐질 첨예한 미래 신기술 경쟁에서 승리할 첫번째 필수 조건”이라며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을 이끄는 기반 인프라 기술로서 6G를 향한 주도권은 더욱 치열할 것이라 내다봤다. 기존 통신 회사 외에도 자동차,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업계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산업에 융합하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기에 통신업계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 센터장은 이미 불 붙은 6G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삼성전자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은 어렵지만 미래에 구현 가능한 다양한 기술까지 고려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시도하지 못한 방법을 통해 미래의 사용자들이 필요로 할 서비스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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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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