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신임 검사들에게 “부정부패, 권력형 비리는 어떤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법 집행 권한을 엄정히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검찰이 정권 실세 등을 겨냥해 벌인 수사 과정에 나온 정부 여당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27면
윤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총장은 “현실적·잠재적 이해당사자 모두 염두에 두고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며 “권력형 비리, 부정부패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이자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또 헌법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두고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쓴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며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불구속 수사 원칙의 준수와 공판 중심의 수사구조 개편을 강조하고 싶다”며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 의제에 발을 맞추는 모습도 보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이날 앞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절제되고 균형 잡힌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외부로부터 견제와 통제를 받지 않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면 필연적으로 권한 남용과 인권 침해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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