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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금융현장에서 직업윤리를 묻다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등 구조화 상품 손실과 사모펀드 부실 문제 등으로 금융투자시장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투자자들은 초저금리 여건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데 행운이 아니라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거나 비용을 치르지 않고 고수익을 얻는 방법은 없다. 투자자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달콤하게 포장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많은 경우 부실하고 일부는 사기로 판명되고 있다.

자율성 확대로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 사모펀드 규제 완화가 성급한 것이 아니었는지에 대해서도 설왕설래다. 견제 및 책임담보 장치가 충분하지 않았다면 차제에 보완해야 하겠지만 선진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주요 플레이어들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즉 현장 전문가들이 장기이익의 관점에서 직업윤리를 십분 발휘하고 투자자들은 금융이해력을 높여 사이비 전문가와 잘못된 관행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모든 시스템은 사람이 운영하므로 시스템의 성과는 하드웨어 못지않게 운영자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건강한 투자시스템 복원을 위해 직업윤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확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투자시장 종사자의 직업윤리는 세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위법·부당하거나 사익에 따라 부정한 일 처리를 하지 않는 것. 둘째, 무지해서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업무와 관련된 전문지식과 경험을 충실히 늘려나가는 것. 셋째, 축적한 전문성과 경험에 비춰 최선의 업무처리를 하고 그렇지 못할 상황이면 회사에 개선을 요구하며 수용되지 않을 경우 사직까지 감수하는 것이다. 존중받는 전문가집단을 보면 예외 없이 구성원들이 직업윤리에 투철할 뿐 아니라 상시 업무에 적용하려는 분위기가 압도한다.



위법·탈법의 경우 법적 절차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물으면 되겠지만 무너진 신뢰의 회복을 위해서는 직업윤리 관점에서 개선을 고민해봐야 한다. 구조화 증권에 내재된 옵션 조건의 의미를 판매회사와 관련 직원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팔았는지, 직원들의 전문성은 충분했는지, 내재된 옵션 조건의 변화에 대한 최선의 전망에 기초해 투자 서비스를 제공했는지, 고객에게 제시한 수익과 위험구조는 시장 여건에 비춰 적정했는지 등이 숙고할 지점이다. 사모펀드의 판매회사는 투자자를 대신해 자산운용사 및 펀드구조의 신뢰성을 사전 검토하고 펀드의 운용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고객의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직업윤리에 부합할 것이다.

오늘도 수많은 투자 상품이 무표정하게 거래되지만 개별 고객 입장에서는 어렵게 모은 종잣돈을 운용하는 인생투자인 경우가 많다. 금융 현장에서 소중한 고객을 가족과 같이 대접하는 노포 장인의 마인드와 서비스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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