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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보다 인기 많은 오사카 지사 “가글이 코로나 예방” 무리수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트위터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강경한 대응책으로 인기를 끌어온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 오사카부 지사가 가글액이 코로나19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그의 기자회견 이후 가글액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면서 사회적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의 천 마스크 배포 정책처럼 전문가의 견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오사카병원 경증자 대상 임상시험…사용후 양성률 떨어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 오시카부 지사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어 관내 숙박시설에서 요양 중인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이 포비돈요오드가 배합된 가글액을 사용했는데 타액 속의 바이러스가 줄었다고 밝혔다. 포비돈요오드는 광범위한 살균 효과를 가진 소독약이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교도연합뉴스


요시무라 지사의 발표에 따르면 오사카부립 병원이 경증환자 41명에게 하루 4차례 포비돈요오드가 함유된 가글제를 사용토록 한 뒤 사용하지 않은 환자와 비교했다. 가글제를 사용한 환자는 나흘째의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양성률이 9% 수준으로 가글제를 쓰지 않은 환자(약 40%)와 비교해 훨씬 낮았다고 한다. 이 연구를 진행한 오사카 하비키의료센터의 마쓰야마 아키후미 차세대창약창생센터장은 가글액이 감염자의 타액 속 바이러스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가글액 자체가 중증화나 감염확산을 막는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한 것은 아니라며 타액에 의한 비말감염 억제 효과 등에 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직후 사재기 벌어져
요시무라 지사는 “연구단계에서 효과가 확정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포비돈요오드를 이용한 양치질을 권장하고 싶다”면서 해당 가글제의 사재기를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담당 부처인 일본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5일 “정부 차원에서 사용을 권장할 단계는 아니”라며 현시점에서 효과가 있다고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일본 오사카의 한 상점 진열대에 가글액이 매진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트위터 캡처


그러나 요시무라 지사의 기자회견 후에 인터넷상에서 가글액 주문이 폭주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품절 사태가 빚어지는 등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4일 오후 약국 등에서 해당 가글액이 매진됐으며 오사카시 츄오구의 한 약국에서는 하루 만에 포비돈요오드가 포함된 가글액 ‘이소딘’이 15병 팔려나갔다. 해당 약국의 점원은 “평상시에는 하루 2~3개 정도만 팔린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응책 놓고 아베와 대비
요시무라 지사는 코로나19 대응에 미온적인 아베 총리와 대비돼 큰 주목을 받았다. 마이니치신문이 실시한 지난 5월 여론조사 당시 코로나19 대응에서 가장 평가할 만한 정치인으로 아베 총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총 188명의 추천을 받아 1위에 오른 반면 아베 총리는 불과 34명의 지목을 받아 3위에 그쳤다. 요시무라 지사가 1위를 차지한 데 대해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의 대응이 ‘매번 늦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시도와 활발한 정보발신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엔 '무리수' 지적..."신중했어야"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지지를 받아온 요시무라 지사가 이번에는 가글액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가글액 주문이 크게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은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일본의 공중위생 전문가들이 신중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과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천 마스크를 착용했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칸사이대 공중위생학 전문가인 다카토리게 도시오 교수는 “전문가가 아닌 지사나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의약품 사용을 추천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부작용이 생길 경우에는 책임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전문가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않고 휴교를 한 것이나 천 마스크를 배포한 것과 비슷한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도 클로로퀸 권장했다 '역풍'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여러 차례 권장했다가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많은 의사들이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에 대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매우 성공적인 약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14일간 복용했고 나는 여기 있다”며 “초기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초기부터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이 ‘신의 선물’이라며 자신도 복용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이 효과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CNN방송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백악관 코로나 TF를 이끌었던 앤소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DD) 소장이 클로로퀸이 치료제로 효과적이지 않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코로나19에 대한 클로로퀸 사용을 취소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아직 클로로퀸을 코로나19 공식 치료제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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