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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양대 지표 이례적 다른 신호..."한쪽 통계만으로 정책 펼치는 건 위험"

KB국민銀 서울집값 0.53% 상승에

감정원 상승폭 0.02%로 둔화 분석

방향성 자체 달라...시장혼란 가중

높아진 변동성 고려 종합판단해야





‘0.53% VS 0.02%’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을 두고 부동산 시장의 핵심 통계가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금융권에서 폭넓게 사용하는 KB국민은행에서는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상승한 0.53%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공공통계인 한국감정원에서는 가격 상승폭이 전주보다 둔화된 0.02%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양측의 통계가 다른 방향성을 보여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그만큼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고 안정화 단계를 거론하기에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한쪽 통계를 기초로 섣불리 정책을 펼치거나 방향성을 판단하면 위험해질 것이라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민간·공공통계 왜 다른가=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은 주택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부동산 통계의 양대 축이다. 정부 공식 통계인 한국감정원 통계는 부동산 관련 정책의 기초자료가 되고, KB국민은행 통계는 금융권에서 폭넓게 사용하며 대출규제의 기준이 된다.

서로 다른 기관에서 다른 방식으로 집계하는 만큼 이들의 통계는 어느 정도의 차이를 보여왔다. 하지만 방향성 자체가 다르게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번주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언급한 만큼 주택시장 동향에 시선이 집중돼 있었다. 한국감정원은 문 대통령의 발언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 형태의 수치를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지난주의 절반 수준인 0.02%를 기록하며 상승세 둔화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0.53%)이 지난주(0.39%)보다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전세 시장과 관련해서도 한국감정원은 서울 전세가 상승률이 지난주 0.17%에서 0.14%로 소폭 줄었다고 봤지만 KB국민은행은 지난주 상승률(0.21%)의 두 배에 가까운 0.4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통계가 일치하지 않는 것은 표본 수와 조사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의 표본주택(아파트) 수는 9,400가구이고 월별로 발표하는 ‘월간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의 표본주택(아파트)은 1만7,000여가구 수준이다. 반면 KB국민은행은 3만여가구의 아파트를 표본으로 삼아 통계를 산출한다.

조사방식의 경우도 한국감정원은 표본이 되는 아파트 가격을 중심으로 월 1회 조사원(감정원 직원)이 실거래가를 파악하고, 실거래가 없다면 유사거래를 통해 가격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사는 기본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이뤄지지만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정밀조사에 들어간다는 것이 한국감정원 측의 설명이다. KB국민은행은 현장 중개업소를 활용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중개업소를 통해 온라인으로 전국의 실거래가·호가 등의 시세를 취합하고 그중 샘플을 뽑아 통계를 낸다”며 “이후 전화나 팩스 등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해 보완한다”고 말했다.

◇시장 혼란 가중…일방향 정책 위험해져=양측 통계의 방향성이 다르게 나오면서 시장의 혼란은 가중되는 양상이다. 금융권에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적용 등 시장 상황에 민감한 업무가 많은 만큼 통계의 방향성이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에서 내놓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시세 15억원 초과 주택의 LTV 전면금지 등 대출 관련 규제는 대부분 KB부동산 가격을 기초로 이뤄진다. 한국감정원 지표상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이 하락했다고 하더라도 KB부동산 지표상 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면 여전히 대출금지 대상에 묶이게 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KB부동산 데이터를 활용하고, 한국감정원 지표도 보조자료로 쓰고 있다”면서 “대출금액 산정이나 부동산 투자 조언 등 시장 상황에 민감한 업무가 많은 만큼 방향성을 잡지 못해 혼란스럽다”고 전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인중개사들이 가격 하락 시기에는 시세정보를 잘 올려놓지 않아 하락장에서는 한국감정원 시세에 더 의존하고, 상승장일 때는 KB국민은행 시세를 집중적으로 보는 편”이라며 “현재는 변동성이 워낙 높아 어느 한쪽의 분석에만 의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이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시기에는 한쪽 통계만을 기초로 정책을 펼치거나 시장을 재단해서는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어느 통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며 “정부가 정책홍보에 유리한 통계만 활용한다면 국민적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표본 차이 등으로 인해 서로 다른 기관에서 내는 통계는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국민 다수의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한 가지 지표만 살펴볼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비교해 시장을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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