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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단독]330억원은 어디에?…460억대 P2P사기범 징역 9년

피해액 중 131억원 상당 변제

/자료=루프펀딩 홈페이지 캡쳐




P2P(개인간거래) 금융사 루프펀딩의 대출금 460억원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 건설업자가 2심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건설업자의 사기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 루프펀딩 전 대표는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다만 이들에 대한 루프펀딩 투자자들의 배상명령신청은 각하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제4형사부(재판장 주진암)는 지난 10일 D건설사 대표 선모씨에게 사기 등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이는 앞서 선씨가 두 가지 사건의 1심에서 각각 선고받은 형량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선씨는 지난 2월2일 징역 7년을, 지난 4월9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선씨는 루프펀딩이 투자자들로부터 모아서 건넨 460억원을 용도와 달리 사용한 혐의(사기)를 받는다. D사는 2016년10월부터 2018년5월까지 루프펀딩으로부터 약 927억원의 P2P대출을 받았는데 이는 같은 기간 루프펀딩이 실행한 대출금의 약 53%에 달했다. 루프펀딩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은 일부 지역 차주들의 공사를 이 시공사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자, 피해액 460억 중 131억 변제
선씨는 1심 결과에 항소하며 “루프펀딩을 이용하거나 대표이사 민모씨와 공모해 P2P 대출상품 투자자들을 기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루프펀딩이 D사에 대해 고지 없이 대출 계약서에 대출금 사용 용도를 특정했는데 2017년6월경에 이르러 이를 알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씨에게 특정 공사현장의 공사비로 명확하게 구분하여 지출하기 어렵다고 고지하고 대출금의 사용처에 대해 민씨의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선씨의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선씨가 투자자들을 기망하여 대출금을 편취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우선 재판부는 선씨가 루프펀딩 상품으로 받은 대출금이 용도와 달리 다른 공사현장의 공사비 혹은 루프펀딩에 대한 이자, 수수료 등으로 지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특정 공사현장에 대한 대출금을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용도로 지출하고, 그 이후 타 상품에 관한 대출 등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해당 공사현장에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해당 공사현장에 대한 투자금을 교부받은 시점에 투자자들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한다”며 “이후 확보한 자금으로 위 공사현장의 공사를 진행하였거나 원리금이 상환되었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못박았다.

또 재판부는 선씨가 루프펀딩으로부터 받은 대출금을 상품별로 사용내역을 관리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대출금이 해당 공사현장에 사용되어야 함을 인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선씨가 투자자들이 아닌 민씨에게 대출금의 실제 사용처에 대하여 고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투자자들에 대한 기망행위 혹은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선씨에 대한 양형 이유에서 “P2P 대출은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서민금융’의 성격을 지니는데 이 사건 범행으로 그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 점”을 들었다. 또 피해액이 약 460억원에 이르고 그 중 131억원 상당이 변제된 점(이자 포함),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을 한 점, 사기 범행을 부인하는 점 등이 양형에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전 대표에 대한 대표·검찰측 항소는 기각

1심에서 사기 공모죄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전 루프펀딩 대표 민씨에 대해선 민씨의 항소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루프펀딩이 2018년2월부터 5월까지 3,249명에게 투자받아 선씨에게 건넨 84억6,000만원에 대해 민씨가 사기에 공모했다고 봤다.

이에 대해 민씨 측은 △2018년2월1일 선씨의 사기 범행에 가담할 동기가 없고 통상적으로 차주로부터 받은 수수료 이외 추가적으로 얻는 이익도 없는 점 △검찰에서의 민씨의 자백은 객관적 합리성이 없고 정황증거와 저촉되거나 모순되어 이를 신빙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민씨의 공모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1심 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민씨가 늦어도 2018년2월1일경부터 선씨가 루프펀딩에서 받은 대출금을 기존 대출금의 상환, 해당 공사현장의 공사비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사실을 알면서 선씨의 사기 범행에 공동정범으로서 가담하였음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검찰 측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서도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 사유들을 모두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검찰 측은 △선씨가 루프펀딩을 통해 약 90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연 18%의 이자 및 5.5%의 플랫폼 이용수수료를 부담하였고 이로써 민씨는 D사로부터만 48억 원의 플랫폼 수수료를 취득한 점 △민씨는 뉘우치지 않고, 범행 일체를 부인하는 점 등에 비추어 “1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의 배상명령신청은 각하

재판부는 루프펀딩 투자자들이 제기한 11건의 배상명령신청은 각하했다. 각하 이유로는 이번 사건의 변론종결 이후 배상명령을 신청하여 부적법하거나 선씨와 민씨의 배상책임 유무 또는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배상명령은 형사사건의 피해자가 피고인의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범죄행위가 유발한 손해에 대한 민사적인 손해배상 명령을 받아내는 제도이다. 강도나 절도, 폭력, 공갈, 사기, 횡령, 성폭력 등의 사건에서 법원의 직권이나 피해자의 신청으로 배상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루프펀딩 "전 대표 연루 죄송…채권 추심 지속"
루프펀딩 측은 2심 선고 직후인 지난 11일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다시 한번 당사의 전 대표이사가 D건설사와 연루된 사건에 대해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비록 회수액이 부족하고 속도가 더디더라도 최소한의 규모로 회사를 유지하면서 채권 추심을 지속하는 것이 투자자분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루프펀딩은 연 18%의 이율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주로 취급하며 급성장해 2018년 초까지 업계 2위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2018년6월 말 연체율이 한자리수에서 16.14%로 치솟아 논란이 됐다. 2018년8월 초에는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이 알려졌고 한국P2P금융협회도 돌연 탈퇴했다. 그러다 수원지검 특수부로부터 선씨는 2018년9월, 민씨는 2018년10월 각각 구속기소됐다. 루프펀딩에 따르면 현재 대출잔액은 624억7,200만원으로 전부 연체 중이다.
/조권형·박진용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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