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올해 사업 환경이 크게 악화되면서 신용등급 조정 위험에 놓인 영화관 사업자들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전날 씨제이포디플렉스는 40억원어치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현금을 조달했습니다. 반대로 롯데컬처웍스는 49억원 규모 사채를 현금으로 순상환했지요. 상반기 실적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이들의 재무지표는 모두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해야 하는 수준까지 악화됐습니다. 현재의 신용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외부 차입을 줄여나가는 등 적극적인 재무개선 노력이 필요합니다.
씨제이포디플렉스는 CJ CGV(079160)를 최대주주(90.5%)로 두고 있는 CJ(001040)그룹 특화관 상영장비 전문업체입니다. 실감형 상영관인 4DX 시스템 관련 장비를 제조·판매하는 회사지요. 특화관 스크린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면서 2015년 이후 영업흑자 전환했지만 올해 실적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주 매출처인 한국, 중국, 미국 등지의 상당수 극장이 운영을 중단한 탓입니다. 2·4분기 기준 영업이익 20억원, 당기순손실 83억4,366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510억원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8억원에 불과합니다. 자산 대비 운전자금 비중도 높습니다. 씨제이포디플렉스는 박스오피스 등 후속 매출을 통해 영업자산을 회수하는 사업 특성상 매출채권이나 계약자산 등 운전자금 비중이 매우 큽니다. 회사가 보유한 총자산 대비 매출채권은 43.5%, 박스오피스 매출 관련 계약자산을 포함할 경우 68%에 달합니다. 여기에 2019년 CJ CGV로부터 스크린X 사업을 235억원에 양수하면서 현금부족기조가 심화하고 있지요.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총차입금은 1,291억원에 이릅니다. 부채비율은 무려 300%를 넘어섰습니다.
대주주인 CJ CGV의 지원도 당분간은 어려워 보입니다. 이제까지는 프리미엄 상영관 설치와 해외 영화시장 진출 과정에서 시너지를 창출해왔지만 이제껏 적극적으로 늘려왔던 해외 투자가 독으로 돌아오는 상황입니다. CJ CGV는 2·4분기 1,3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 분기 716억원 대비 적자 폭이 늘었습니다. 금융비용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회사의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1,749억원까지 불어났습니다. 지난달 진행한 유상증자 규모(2,209억원)를 넘어서면서 재무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터키 법인 인수 당시 맺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도 발목을 잡습니다. 리라화가 폭락하면서 하반기 환율 변동에 따른 평가손실을 재무지표에 반영하게 된다면 적자 폭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컬처웍스의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낫습니다. 이제까지 해외사업 확장에 보수적인 투자기조를 유지해온 만큼 경쟁사 대비 피해 정도가 적은 것이지요. 물론 실적이 부진하면서 재무안정성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95.6%에서 올해 2·4분기 355.1%까지 상승했습니다.
회사는 기존 계획했던 신규 투자를 전면 재검토하는 등 재무 개선에 고삐를 조이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신규로 600억원의 금융기관 차입을 늘려 현금 보유량을 늘리면서 유동성 위험도 낮은 상황이지요. 향후 투자규모 조절, 비용 절감 등으로 자금부족 규모를 축소해갈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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