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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마켓
2% 이상 인플레 용인한 파월 의장 연설 완전정복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파월 의장, 27일 잭슨홀 연설

평균물가목표제 도입 정책 큰 변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7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에서 화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CNBC 방송화면 캡처




예상대로였습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7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2%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한다는 뜻인데요.

지금까지 연준은 2%를 한계치로 보고 물가가 너무 오르기 전에 금리 인상을 해왔습니다. 그랬던 연준 입장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파월 의장 연설에서 알아야 할 것은 우선 아래 4가지입니다.

◇파월 의장 연설 주요 내용

① 2% 이상 인플레이션 나타나도 금리 인상 없다

② 장기 저금리 간다(증시엔 호재)

③ 고용시장에 통화정책 무게중심(통화정책 완화 지속)

④ 인플레이션 우려 없이 탄탄한 고용가능

주요 내용을 봤으니 이제 하나씩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장기 저금리 간다...댈러스 총재, 인플레 2.25~2.50% 범위제시
이날 파월 의장은 “경제는 항상 진화하고 있고 우리의 정책 틀도 새로운 도전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고 운을 뗐습니다. 처음부터 인플레이션 정책목표를 바꾸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인데요.

그는 “많은 사람들은 연준이 물가상승을 원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지속적으로 너무 낮은 물가는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평균 2%의 인플레이션을 추구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2% 미만으로 떨어진 다음 기간에는 인플레이션을 2% 이상으로 어느 정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쉽게 말해 앞에 기간에 인플레이션이 1.5%였다면 다음에는 2%대 초반이 되도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눈여겨 볼 것은 다음인데요. 파월 의장은 “우리는 평균을 정의하는데 특정한 수학공식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며 평균 2%를 어떻게 계산할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전적으로 연준의 뜻에 달려 있다는 것인데 시장이 평균 2%를 추측해 금리 인상 시점을 예상하는 것을 피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단순계산으로 평균 2%가 넘어도 이를 더 용인할 수 있고 반대로 이에 못 미쳐도 상황에 따라 금리를 빨리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책 여지를 더 확보하겠다는 의미죠.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 파월 의장의 이날 연설은 그동안의 정책방향을 바꾸는 의미있는 내용이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럼에도 관심은 연준이 언제 금리를 올리느냐입니다. 체탄 아야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22년에 인플레이션이 2%를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말인 즉 2022년부터는 금리 인상 얘기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죠.

물론 연준이 2% 이상도 용인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바로 인상이 되는 건 아닐 겁니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에 중요한 힌트를 줬는데요. 그는 “2.25~2.50% 범위에 만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통화정책 5년마다 재검토...지금 방식 최소 5년 간다
카플란 총재의 발언이 중요한 것은 연준이 2%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한다고 했지만 그게 무한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날 파월 의장은 2%라는 수치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이를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해 상대적으로 긴 기간에 걸쳐 달성하겠다는 것이지 2% 자체를 버린 것은 아니라는 얘기죠. 그는 “만약 과도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쌓이거나 인플레이션 기대가 우리의 목표치를 훌쩍 넘어서면 우리는 성명을 수정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최대 2.5% 안팎이 되면 연준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추가로 이날 파월 의장은 5년마다 통화정책과 시장과의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검토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거꾸로 5년 동안은 이번에 제시한 통화정책이 유지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날 월가에서 파월 의장이 “앞으로 5년 동안 금리를 안 올리겠다고 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온 이유입니다.

실업률과 인플레에 대한 시각변화도 중요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주목할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고용을 강조한 것인데요. 파월 의장은 “우리의 수정된 성명은 최대 고용이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목표라는 것을 강조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위해서는 강력한 고용시장이 중요하다고 파월 의장은 강조했는데요. 그는 “우리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의 정책 도구를 사용해 (고용 확대에)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습니다.

이는 연준이 고용 부문에 무게중심을 더 두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지난 1977년 미 의회는 연준에 물가를 안정화하고 고용을 활성화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이후 미국은 1980년대 고물가를 겪었고 2012년 벤 버냉키 전 의장이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정했습니다. 어쨌든 물가안정이 중요했죠.

지난 6월 미국 켄터키주 프랭크퍼트에 위치한 켄터키직업센터 앞에 시민들이 실업수당을 문의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연준은 앞으로 고용을 중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런데 이제는 고용을 중시하겠다는 겁니다.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저금리와 확장적 통화정책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기업들의 조달 비용이 낮아져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을 테니까요. 이는 2%를 넘어도 당분간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루크 틸리 윌밍턴 트러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실업에 관한 낡은 규칙을 버렸다”며 “고용에 대한 강조가 더 큰 변화”라고 언급했습니다. CNBC는 “파월 의장은 과거 실업률 감소가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로 이어졌고 이것이 연준의 금리 인상을 부추겼다는는 점을 인정했지만 그렇다고 연준이 지금 그렇게 하겠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필립스 곡선 포기?
이는 필립스 곡선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야기하지 않고 견실한 고용 시장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견해다”

필립스 곡선은 쉽게 말해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은 역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인데요. 실업률이 내려가면 물가는 오르고 실업률이 올라가면 물가는 내려간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날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없이 탄탄한 고용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물론 과거에는 두 요소가 관련이 있었다고 했지만 말이죠.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직전 미국이 낮은 인플레이션에도 역대 최저의 실업률을 기록했던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CNBC의 선임 분석가인 론 인사나는 이를 두고 “연준의 필립스 곡선 포기”라고 보기도 했습니다.

버블 더 키울 것...장기금리 상승, 주주환원책 줄 수도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당장 연준의 이 같은 정책변화가 성장을 촉진하기보다는 자산시장 거품만 더 키울 것이라는 얘기인데요. 은퇴자처럼 이자수입에 의존하는 이들도 장기 저금리에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날 연준의 정책변화는 증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자수입자에게는 불리하다. /로이터연합뉴스


또 이날 인플레이션 기대감에 장기채권 금리가 올랐는데요(가격 하락).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6일 3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연 1.406%에서 1.497%까지 올랐습니다. 27일에는 1.514%로 1.5%를 넘었는데요. 장기채권 금리 상승은 차입원가를 높여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실업률이 떨어지고 노동자 급여가 올라가면 기업들은 배당 같은 형태로 주주들에게 돌려줄 돈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월가의 지적입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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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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