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가 달군 ‘조국백서’ vs ‘조국흑서’
지난 해 하반기 우리 사회를 둘로 나뉘게 했던 ‘조국 사태’가 출판가에서 재현됐다. 이달 초 출간 된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조국백서추진위원회 지음, 오마이북 펴냄)’과 25일 나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진중권 등 5인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가 각각 조국백서, 조국흑서로서 서로의 주장을 내놓고 다시 팽팽하게 맞붙었다. 조국백서는 검찰 수사와 언론의 보도 행태를 문제 삼았고, 조국흑서는 소위 ‘566세대’로 불리는 기존의 진보세력이 기득권으로 둔갑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오마이북 펴냄)’은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 등 조국 백서추진위원회가 작성했다. 출판사의 책 소개 자료에 따르면 “ 2019년 8월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으로 촉발되어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벌어진 우리 사회의 갈등, 촉발된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 촛불시민의 진화 과정을 충실하게 기록한 책”이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천년의상상 펴냄)’는 강양구 미디어 전문 재단 TBS 과학 전문 기자,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5명이 공동집필했다.
조국백서가 출간 즉시 화제를 모으며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던 것처럼 조국흑서도 출간 첫날 주요 인터넷서점 종합 도서 베스트셀러 1위를 휩쓸었다. 출판가에서는 이를 두고 양쪽 지지자들의 힘겨루기 양상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군 무단반출한 불화, 신흥사 고향으로
한국전쟁 직후 미군에 의해 무단반출됐던 설악산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28일 66년 만에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환지본처(還至本處·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옴) 한 것이다. 사연이 기구하다. 영조 31년인 1755년 6월에 그렸다는 발원문이 선명한 ‘영산회상도’는 가로 4m, 세로 3.3m 크기의 초대형 불화다. 신흥사 본전인 극락보전 내, 보물 제1721호인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의 후불화로 있던 유물이다. 그러나 한국전쟁 직후 사라졌다가 미국 LA카운티미술관(LACMA) 수장고에서 뒤늦게 발견됐다. 한국관을 갖추고 있는 LACMA 측은 1998년 개인에게서 이 유물을 사들여 복원해 보관하고 있었다. 신흥사와 영상회상도 회수에 나섰던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등은 이 유물이 1954년 6월과 10월 사이에 미군에 의해 반출된 것으로 추정해 미술관과 협상을 했다. 마침내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국내로 환수돼 대한불교 조계종의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로 들어왔고, 원래 자리이던 설악산 신흥사에 다시 모셔졌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이 그려진 불화를 운반하는 데도 극진한 예를 갖춘다. 산문에 도착한 영산회상도는 목탁과 요령을 든 스님 2명의 인도와 이운에 나선 8명의 대중 스님에 의해 청동대불,금강교,사천왕문,보제루를 거쳐 원래 있던 자리인 극락보전까지 운반됐다.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신흥사 유물전시관으로 옮겨져 보관 절차에 들어가고 다음달 20일에는 환영법회도 열릴 예정이다.
■성락원, 이름 바꿔 명승 재지정
부실 고증 논란에 휘말렸던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전통 정원 성락원이 ‘서울 성북동 별서’로 이름을 바꿔 명승으로 재지정됐다. 문화재청은 26일 개최한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심의에서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 35호인 성락원의 지정을 해제하고 ‘서울 성북동 별서’로 명칭을 바꿔 명승 제118호로 지정했다.
성락원을 둘러싼 논란은 애초 실존하지 않은 인물인 ‘조선 철종 대 이조판서 심상응’이 이 곳을 소유했다고 알려지면서 불거졌고 부실 고증의 비판이 뒤따랐다. 문화재청이 수습을 위해 조사한 결과 조선 철종 대 이조판서 심상응은 존재하지 않은 인물로 확인됐고, 조선 고종 때 내관이자 문인인 황윤명(1844~1916)이 정원 조성자로 밝혀졌다. 또한 황윤명이 별서로 조성하기 이전에도 경승지로 널리 이용됐고, 갑신정변 때는 명성황후의 피난처로 사용됐다는 기록도 나왔다. 이에 다양한 전통정원 요소들이 주변 환경과 잘 조화를 이뤄 경관적 가치가 뛰어나며, 얼마 남지 않은 조선 시대 민가 정원으로서 학술 가치도 인정된다는 점에서 명승으로 재지정됐다.
■담보로 잡힌 권진규 유작, 언제쯤 볼까?
20세기 한국 조각계를 대표하는 작가 권진규(1922~1973)의 유작 700여점이 대출 담보로 한 대부업체 수장고에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작품이 흩어지지 않고 한곳에 모여 전시될 수 있기를 바란 유작이 미술관 건립의지가 있는 독지가에게 지난 2015년 시세보다 낮은 40억원에 작품들을 일괄 양도했으나 이후 미술관 건립이 지연되던 차, 작품 인도 청구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사실이 밝혀졌다. 권진규기념사업회는 유족이 작품 소장처인 강원도 춘천의 한 기업을 상대로 지난해 제기한 ‘미술품 인도 청구의 소’에 대해 춘천지방법원 제7 민사부가 최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양도 대금을 지급 받는 동시에 권진규 작품들을 인도하라는 판결 내용이다.
일본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한국 구상조각계에 큰 획을 그은 권진규는 여인 흉상인 ‘지원의 얼굴’이 교과서에 수록되는 등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조각가로 꼽힌다. 그러나 1973년 성북구 동선동의 작업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유서 같은 쪽지에 “인생은 공(空), 파멸”이라고 적었지만 생전에 “작품들이 다 내 자식”이라 자주 말했다. 이를 계승한 유족은 권진규가 사용하던 동선동 집과 아틀리에는 2006년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에 기증해 원형 그대로 보존되게 했다. 작품들은 미술관 건립의사를 밝힌 하이트에 지난 2004년 일괄 양도했으나 나중에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의 경영난 때문에 2010년에 작품을 돌려받았다. 이후 미술애호가이자 권진규의 춘천고 후배인 한 기업가가 권진규미술관 건립 의지를 밝혀 작품 소유권이 옮겨가 지금에 이르렀다.
■전 세계 위로하는 K팝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문화계 전반이 침체됐지만 K팝은 전 세계에 활력을 주고 있다. 지난 18일 공개된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는 공개 직후부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다이너마이트’는 모두가 힘든 시기에 희망과 활력을 전파하고 싶다는 BTS의 염원이 담긴 밝은 디스코 풍의 곡이다.
BTS는 ‘다이너마이트’로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에서 한국 가수 중 처음으로 ‘글로벌 톱 50’ 1위를 거머쥐었다.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는 공개 4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2억 건을 넘어섰는데, 역대 유튜브에 업로드된 뮤직비디오 가운데 최단 시간 2억 뷰를 돌파하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BTS에 이어 걸그룹 블랙핑크가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한 ‘아이스크림’(Ice Cream)을 28일 선보이며 K팝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블랙핑크는 “‘아이스크림’에 담긴 좋은 에너지와 설렘이 음악을 듣는 모든 분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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