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서만 12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여행정보 소개채널 ‘여행에 미치다’ 공식계정에 음란 영상이 게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경찰은 불법 촬영된 영상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여행에 미치다’ 인스타그램 계정에 음란물이 올라왔다는 112신고 등을 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내사는 수사의 전 단계로 혐의점이 드러나면 수사로 전환된다.
‘여행에 미치다’는 전날 오후 6시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강원도 평창 대관령 양떼 목장을 소개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 게시물에는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포함돼 있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불법 촬영된 영상이 아니냐”며 항의하고 나섰다.
네티즌들의 112신고 등을 받은 경찰은 곧바로 ‘여행에 미치다’ 측에 불법적인 성적 촬영물 소지 및 배포 혐의가 있는지 살피는 내사에 착수했다. 불법 성적 촬영물은 소지 또는 시청만 해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또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거나 배포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여행에 미치다’ 측은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게시글에 포함된 사실을 인지한 후 즉각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하지만 영상이 올라온 경위나 후속 조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다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또 사과문과 함께 올라온 사진이 바닷가에 해가 떠 있는 일몰 사진이어서 사과에 진정성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게시된 음란물이 불법 촬영물이라는 의혹도 계속 제기돼 네티즌들의 공분이 더 커졌다.
이에 30일 오전 ‘여행에 미치다’는 2차 사과문에서 “문제의 영상은 직접 촬영한 불법 촬영물이 아닌 다운로드한 것으로 확인되며 콘텐츠 업로드 중 부주의로 인해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며 “정확한 판단을 위해 사법기관에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부 교육을 포함 진정성 있는 문제 해결이 완료될 때까지 ‘여행에 미치다’ 전 채널을 운영 정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네티즌들은 당초 페이스북에만 191만명,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각각 120만명과 41만명의 구독자를 갖고 있던 ‘여행에 미치다’ 구독을 취소하고 언팔로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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