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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에어백

1998년 조수석 장착 의무화





25만여 명. 지난 1971년 상용화한 자동차 에어백 덕분에 죽음을 면한 사람들의 추정치다. 자동차 에어백이 특허 등록된 시기는 지난 1953년. 독일과 미국에서 동시에 출원됐다. 미국에서는 해군 소속 엔지니어였던 존 헤트릭이 어뢰에 사용되는 공기압축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용 에어백 특허를 얻었다. 뇌리에서 잊히던 헤트릭의 에어백은 1971년 미 포드사가 장착하고 이듬해 GM사가 뒤따르며 퍼져나갔으나 확산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에어백 보급에 불을 붙인 요인은 규제. 미국은 1987년부터 주(州)별로 에어백 장착을 의무화했다. 1991년 제정된 종합육상교통효율화법에서는 규제를 더욱 조였다. 1998년 9월 1일부터 운전석과 조수석의 에어백이 없는 승용차와 경트럭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한 것. 당시 웬만한 자동차 메이커는 기초 기술을 갖고 있었다. 독일의 한 메이커가 1980년 독자기술로 개발한 에어백 관련 기술의 독점권을 푼 덕분이다. 운전자 모두의 안전을 위한 공익 제품이라는 선의와 함께 원리를 알아도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고난도 기술이라는 자신감이 바닥에 깔렸지만 세계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에어백 시대로 들어섰다.



순식간에 확산된 에어백은 수많은 생명을 구했으나 구조적인 결함도 드러냈다. 에어백 때문에 오히려 목숨을 잃는 경우가 나온 것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시속 300㎞의 속도로 팽창해 순간적으로 돌만큼 단단해지는 에어백에 조수석에 탄 유아들이 짓눌려 목숨을 잃었다. 팽창 압력을 30%까지 줄인 2세대 에어백이 이래서 등장했다. 에어백은 더욱 진화해 지난 2004년부터는 차량의 속도와 안전 벨트 착용 유무에 따라 다른 압력으로 터지는 3세대(스마트 에어백)와 체중까지 고려한 4세대(어드밴스드 에어백)까지 줄이어 나왔다.

부착위치도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물론 뒷좌석과 옆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안전벨트 내부를 가릴 것 없이 에어백이 장착된다. 지난해에는 현대모비스가 전복사고에 대비한 지붕 에어백을 선보였다. 보행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외부장착형 에어백도 있다. 안전도는 자동차 메이커의 흥망도 가른다. 세계최대 에어백 공급자였던 일본의 타카타사는 에어백 불량에 따른 리콜 사태를 겪은 끝에 지난 2017년 17조 원이 넘는 부채를 지고 파산해버렸다. 현대차는 최근 베이루트 가스 폭발 현장에서 반파 상태로 주행해 이목을 끌었다. 방송인 가족이 탔던 수입차는 큰 사고에도 무사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문이 쌓인다고 한다. 위기와 기회는 늘 같은 곳에 있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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