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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솔선守法] 하도급법 위반 리스크 줄이려면

■석근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원사업자 중심 금지사항 규정

애매할 땐 협력사에 유리하게

석근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사진제공=법무법인 세종




“사장님, 우리가 하루 이틀 본 사이도 아니고 이번에 품목 불문하고 일괄해서 단가 5% 인하 받아주시면 다음에 물량 팍팍 밀어줄게요.” “계열사에서 따끈따끈한 신상품이 나왔는데 우리가 평소에 매출도 많이 올려주고 했으니까 이번에는 협력업체에서 몇 개씩 사주세요.” “우리가 제품 업그레이드하는데 필요하니까 협력업체에서 통화 끝나는 대로 부품 설계도면과 시방서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어쩌면 거래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들이지만 위에서 제시한 사례들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으로 문제될 소지가 높은 행위들이다. 오랜 기간 협력업체들과 ‘호형호제’ 하면서 공식적인 관계에서는 만들 수 없는 끈끈한 ‘관계’를 만들어 두었는데, 왜 이런 것을 제대로 활용도 못하게 하는가?

이유는 바로 하도급법의 목적과 취지에 있다. 하도급법은 업무를 맡기는 원사업자와 이를 받는 수급사업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보완하면서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갑과 을 사이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다 보니 하도급법의 대부분은 ‘갑’인 원사업자들을 주로 규율한다. 하도급법에는 22개의 원사업자의 의무 내지 금지 사항이 규정되어 있는데, 만약 이러한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거래를 한다면 자칫 하도급법 위반으로 인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세상에 영원한 관계는 없다.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하면서 많은 친분이 쌓였다고 하더라도 ‘거래는 거래’다. 친하니까 또는 우리가 ‘갑’이니까 협력 업체들에 부당하게 간섭하는 것은 용인되지 않는다. 우리의 원가절감이 중요하다면 그만큼 협력업체의 매출과 하도급 대금도 중요하다. 협력업체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두고 이를 받아달라고 한다거나, 어려운 협력업체들의 절박한 사정을 이용해서 통수를 치거나 단물만 빼먹는다면 법 위반 리스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영화 ‘타짜’에서 평경장은 논산 소시장 노름판에서 딴 돈의 절반을 다시 돌려준다. 이에 고니가 항의하자 평경장은 “이놈아, 저 사람들도 먹고 살아야지, 타짜의 세 번째 원칙! 욕심부리지 마라.”고 말한다. 이는 이제 상생협력은 아주 거창하고 특별한 목표가 아닌 거래의 기본 운영 원리가 됐다.

그렇다면 앞서 이야기한 사례들은 과연 하도급법의 어떤 유형에 위반되는 것일까? 첫 번째부터 말씀드리면 이러한 행위들은 하도급법 제4조 ‘부당한 하도급 대금의 결정 금지’, 하도급법 제12조의2 ‘경제적 이익의 부당 요구 금지’, 하도급법 제3조의4 ‘부당한 특약의 금지’, 하도급법 제12조의3 ‘기술자료제공요구 금지’ 유형에 해당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규정이나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애매할 때는 협력 업체에게 유리하게’라는 생각으로 접근을 한다면 하도급법 위반 리스크는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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