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지나자마자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우리나라를 향해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 하이선은 중형이었던 기존 태풍과 달리 대형에다 강도도 ‘매우 강’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여 예상 경로대로 북상한다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하이선은 이날 오후4시 기준 괌 북서쪽 1,050㎞ 해상에서 시속 45㎞의 속도로 빠르게 북서진 중이다. 하이선의 중심기압은 970hPa, 강풍 반경은 350㎞다. 현재 최대풍속은 시속 126㎞로 강도 ‘강’ 수준이지만 4일 오전9시쯤에는 시속 162㎞의 강도 ‘매우 강’의 대형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하이선이 오는 7일 오전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했다. 현재 일본 남쪽 해상에 고온 수역이 분포돼 있어 태풍 강도가 세지고 크기도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는 경로가 유동적이지만 남해안에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하면 남한은 물론 북한 전역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하고 있는 하이선이 7일 오전 남해안으로 상륙해 중국 하얼빈을 지나가는 가능성이 현재 시점에서 가장 유력하다”며 “다만 일본 열도를 거쳐 접근할 경우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동해안으로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 저녁과 3일 새벽에 걸쳐 영남 내륙지방을 관통한 태풍 마이삭은 사망 1명과 부상 1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오전1시35분께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 베란다 창문이 파손되면서 60대 여성이 유리 파편을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부상자 1명은 깨진 유리창에 발등이 찢어져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주택 침수와 파손 등에 따른 이재민도 17세대 22명이 발생했다. 인명피해 우려 지역 등에서 일시 대피한 인원은 1,613세대 2,412명이다. 시설피해는 모두 858건으로 집계됐다. 공공시설 피해가 295건이고 사유시설은 563건이다. 사유시설별로는 주택 침수 28건, 주택 파손 25건, 지붕 파손 51건, 차량 침수 11건, 간판 파손 138건, 건물 외벽 파손 44건, 선박 침몰 1건 등이다.
강풍과 폭우가 밤새 이어지면서 27만8,601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고 부산과 경남·전남·대구 등에서 도로 95곳이 전면 통제됐다. 철도는 경부선 동대구∼부산, 동해선 부전∼영덕, 영동선 영주∼강릉 구간 등 6개 노선 32개 열차의 운영이 중단됐다. 항공편도 956편이 무더기로 결항됐고 여객선은 77개 항로 100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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